사우디 압둘라 국왕 서거 후 ‘화폐 초상’ 또 바뀔까?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살만 국왕 직위 후 사우디 화폐 바뀔까? 지난 23일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사우디 국왕이 서거함에 따라 사우디 화폐가 어떻게 바뀔지 관심을 끌고 있다. 사우디 화폐에는 현직 국왕의 초상이 등장하는 전통이 있다.
이에 따라 현재 100리얄, 50리얄 등 대부분 지폐에는 압둘라 국왕의 초상이 보인다. 사우디 최고액권인 500리얄(한화 약 13만원)에는 사우디 왕국을 세운 압둘라 아지즈 알 사우드 초대 국왕의 초상이 있다.
초대 국왕의 아들로 2005년 즉위한 고 압둘라 국왕은 형제들 중 가장 평화롭게 왕위에 올랐다. 압둘라의 이복동생으로 왕좌에 오른 살만 빈 압둘라지즈 알 사우드(80) 국왕도 별 진통없이 계승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압둘라 전임 국왕과 살만 새 국왕의 얼굴을 지폐에서 동시에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사우디 왕국에선 쿠데타가 빈번히 발생했고 초대 국왕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가 별세한 뒤, 그를 이어 아들 사우드 빈 압둘 아지즈가 왕이 되었지만, 가문 내 파벌투쟁으로 반란이 일어나 왕위에서 물러났다. 이후 왕들도 같은 운명을 걸었다.
사우디 화폐를 분석하면 중동 정치를 살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실제 1984년부터 통용된 50리얄은 2007년 사라지고 새로운 화폐로 대체됐다. 이 화폐 앞면의 인물은 이전 국왕 파드 빈 압둘 아지즈(Fahd Bin Abdul Aziz)였다. 파드 국왕은 건강이 나빠져 2000년부터 동생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Abdullah ibn Abdilaziz)에게 실권을 넘겼고, 2005년 파드 국왕이 서거하자 압둘라 왕세자가 국왕이 됐다. 이후 발행된 새 화폐에는 압둘라 국왕의 초상화가 새겨졌다. 동시에 전임 국왕 초상이 담긴 20리얄과 200리얄은 모습을 감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