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는 왜 살만 사우디 새 국왕을 서둘러 찾아갔나?
압둘라 전 국왕 고유가정책 고수할 듯
[아시아엔=아시라프 달리 ‘알 아라비’ 매거진 에디터] 지난 1월말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 타계 후 살만 왕세제가 왕좌에 올랐다. 살만 국왕은 “여타 석유수출국들이 석유생산량을 높은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도록 현행 석유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가 OPEC 12개국을 대표하여 생산량 감축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산유국들은 배럴당 50~60달러가 한계점이며, 50달러 이하로 내려갈 경우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1973년 걸프전 이후 유가등락에 익숙해진 연장자 세대와 달리 사우디 왕족 가운데 젊은 층은 석유 판매수익이 떨어지는데 못마땅해 하고 있다. 석유수익 감소로 급여가 많은 공공부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여타 OPEC국가들은 사우디의 승인 없이 독단적인 결정을 내릴 수 없다. 사우디가 공급량을 조절해 가격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작년 12월 하루 평균 9만5000 배럴을 생산했으며, 이는 전세계 생산량 10%에 이르는 규모다. 사우디는 “생산량 감축은 리비아, 이라크 등 OPEC 미가입 석유생산국에 이득을 안겨줄 것”이라고 걸프국가들을 설득하고 있다.
미국은 사우디의 저유가정책에 따른 기름값 폭락에 매우 못마땅해 하고 있다. 미국은 6년 만에 국내 석유생산량을 2배로 늘려 OPEC 생산석유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미국은 아울러 사우디의 살만 국왕 즉위와 함께 유가를 배럴당 75달러 선에서 묶어둘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같은 미국 입장에 대해 사우디의 반응은 아직 냉담하다.
사우디는 유가하락 외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IS의 지하디스트는 당면한 과제다. 압둘라 전 국왕 역시 시리아와 이라크의 IS 세력확장을 차단하지 못했다. 또 다른 문제는 사우디 남쪽 접경국인 예멘의 내란이다. 50여년 전인 1960년대 이집트 정부군은 사우디 지원을 받아 ‘이맘’ 종교 군대에 맞서 전쟁을 벌였다.
압둘라 전 사우디 국왕은 걸프국가 군부의 도움으로 바레인 국왕을 지켜내고 이란의 개입을 막는데 성공했다. 또한 이집트 정부군 편에서 무슬림형제단의 반란을 막아 이집트의 평화를 지켰다. 벤 알리 튀니지 대통령의 해외 망명을 도와준 것도 압둘라 국왕이었다. 왕위를 계승한 살만 국왕은 압둘라 전 국왕의 투병 기간 동안, 국정을 총괄 지휘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살만 국왕 역시 뇌졸중 수술 후유증으로 왼팔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등 건강이 온전치 못하다. 때문에 그가 국정운영을 제대로 수행할지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다. 한편 살만 신임 국왕은 여성의 권리증진 등 다방면에서 선왕의 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번역 노지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