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토 파키스탄 전 총리 아들, 정치행보 ‘본격화’
카라치서 “부토정신으로 파키스탄 구하자” 대중연설
2007년 말 자살폭탄 공격으로 암살된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의 아들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26) 파키스탄인민당(PPP) 대표가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섰다.
빌라왈은 18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최대 도시 카라치 PPP 집회에서 연사로 나서 90분간 “부토정신(Bhuttoism)을 되살려 극단주의와 싸울 것”을 강조했다고 파키스탄 신문들이 19일 보도했다.
7년 전 10월18일 8년간의 망명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부토 전 총리를 축하하기 위한 행사에서 차량폭탄이 터져 사망한 139명을 추모하기 위해 열린 이번 집회에서 그는 “부토정신은 극단주의와 빈곤에 대한 싸움”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어느 날 또 다른 (숨진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나타나고 페샤와르에 탈레반사무소가 개설되며 이것이 이슬람국가(IS) 지부가 될 수도 있다”며 “파키스탄을 구하기 원한다면 유일한 답은 부토정신과 PPP”라고 했다.
그는 현재 정국 혼란과 관련해 “국내외 세력이 결탁해 파키스탄을 또 다른 이라크와 시리아로 만들려 한다”며 파키스탄에서 3개월째 계속되는 의회 앞 점거시위와 이를 주도하는 야당 테흐리크-에-인사프(PTI) 대표 임란 칸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두바이와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공부한 빌라왈은 이날 7년 전 부토 전 총리가 타던 것과 같은 방탄 트럭에 올라 영어가 아닌 파키스탄 고유어의 하나인 우르두어로 연설했다.
부토 전 총리는 당시 카라치의 폭탄 공격에는 목숨을 구했지만 2달 뒤 12월27일 북부 라왈핀디에서 유세 도중 또다시 자살폭탄 테러범의 공격으로 사망했다.
부토 전 총리 사망 후 빌라왈은 아버지와 함께 PPP 공동총재에 취임했지만 지난해 총선까지는 피선거권이 부여되는 25세에 미달해 출마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