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5년임기 첫 완료…’역사적 이정표’
쿠데타와 정쟁으로 얼룩진 파키스탄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가 16일자로 5년 임기를 다 채우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
강력한 군부가 쿠데타나 간접적 행동으로 민선 정부를 몰아내는 것이 일상인 나라에서 처음 있는 일로 민주주의가 성숙하고 있다는 희망을 안겨줬다.
그러나 경제가 휘청거리고 무장그룹의 테러가 만연한 까닭에 집권 파키스탄인민당이 정권 연장에는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자 페르베즈 아슈라프 총리는 이날 TV 연설에서 정부가 평화적으로 임기를 채운 것이 파키스탄인민당의 성공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오는 5월 선거까지 이끌 과도내각을 구성하는 문제를 야당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쿠데타가 성공한 적이 3차례 있었고 실패한 사례는 이보다 더 많다. 내각이 쿠데타로 실각하거나 정치적 내분으로 무너지는 일이 잦았다.
정치 분석가 하산 아스카리 리즈비는 “정부가 무너질 것이라는 소문이 3개월마다 돌았는데도 5년간 살아남은 것은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인민당은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가 2007년 12월 암살되고 나서 동정표에 힘입어 집권했다. 부토의 남편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가 지난 5년간 대통령을 지냈다.
파키스탄인민당 정부가 이룬 주요 업적은 국민이 직면한 기본적 문제보다는 권력 구조를 바꾼 것이 꼽힌다.
파키스탄은 2010년 헌법 개정으로 대통령 권한을 축소했다. 새 헌법은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의회를 해산할 수 없도록 했다. 또 군 사령관 임명권한을 대통령에서 총리에게 넘겼다. 중앙정부가 지닌 권한도 지방정부로 대폭 이전했다.
그러나 경제 상황은 파키스탄인민당의 재집권에 악조건이다. 여름에 정전 사태가 10시간 넘게 이어지는 등 에너지 문제도 심각하다.
파키스탄은 2009년부터 탈레반 등 무장그룹과 싸우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