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조코위 신임대통령의 3가지 과제
조코위, 경제살리기·개혁·부패척결 성과 보여야
여소야대, 중앙정계 초보, 에너지보조금 축소 등 ‘산 넘어 산’
20일 취임하는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신임 대통령은 적지 않은 과제를 안고 출범한다. 민주주의 발전과 함께 침체된 경제 성장, 개혁, 부패 척결 등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그는 정치 신인이어서 중앙 정계에 기반이 약한 데다, 의회를 야권이 장악하고 있는 것도 딜레마다.
경제 정책 중에서는 국가 예산에 큰 부담이 되는 에너지 보조금 축소, 열악한 도로·철도·항만 등 인프라 확충이 최우선 해결 과제로 꼽힌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휘발유 등 에너지 보조금에 전체 예산의 20%에 달하는 240억 달러 이상 투입하고 있다. 이 정책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계층은 자동차를 소유한 고소득층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실정이나 저소득 계층도 보조금 축소에 반발하고 있어 보조금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
보조금이 지급되는 휘발유는 리터당 55센트로 국제 시세의 반값에 판매되고 있으며, 연료보조금 삭감은 고스란히 석유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민감한 사안이다.
실제로 1997년 금융위기로 재정압박에 시달린 정부가 이듬해 5월 기름가격을 한꺼번에 70%나 올린 것이 대규모 폭동과 약탈을 낳아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32년간 장기독재 붕괴로 이어졌다.
경제 성장과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도로, 항만, 전기 등 낙후되고 부족한 사회간접자본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나 인프라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1만7천여 섬으로 구성된 방대한 영토에 인프라 건설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지방분권 등으로 종합적인 인프라 계획이 추진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는 주변 국가들보다 인프라 경쟁력이 떨어지고, 기업들의 물류비용은 비슷한 경제규모의 다른 나라에 비해 2~3배 높아 외국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경제 성장률을 7%대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으나, 이의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광물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 경제는 지난 5~6년 동안 6% 이상의 고성장을 구가했으나, 국제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고 수출이 부진해지면서 올해 들어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 적자가 동시에 나타나는 쌍둥이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2분기(4∼6월)에는 5.12% 성장을 기록해 2009년 이래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조코위 대통령은 청렴 이미지로 새 정치에 대한 기대를 모으며 당선됐으나, 정치권과 관료사회의 부정부패는 구조적이고 뿌리 깊어 정치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도네시아가 수하르토 추출 이후 일부 지역의 분리독립 운동을 막으려고 대폭의 지방분권을 단행한 것은 조코위가 단시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교육, 보건, 지역개발 등 지방 주민들과 관련된 대부분 사업은 시, 군 등 지방자치단체의 소관으로 중앙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부정부패도 시, 군 단위 공무원 사이에 더 만연해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중앙 정부가 부패를 개선하더라도 이를 전국에 확산시키기 어렵고, 국민이 이를 체감하기 어려운 구조다.
여기다 조코위 대통령은 자신의 개혁 구상을 실현하려면 여소야대의 의회와 거대 야권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 전망이다.
의회는 지난 7월의 대통령 선거에서 조코위에게 패배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전 장군을 지지한 정당이 전체 의석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의회는 최근 프라보워 진영이 주도한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장 직접선거 폐지 법안을 가결하고, 의장단을 야당 인사들로만 구성하는 등 이미 조코위 진영에 타격을 안겼다.
조코위 진영은 의회의 협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들이 구성한 정치 연합에 야당 의원들을 추가로 합류시키려고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