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외 노동자 연평균 23.7일, 실내 노동자 13.5일 노동손실
IIED 공동연구 “신장질환 따른 생산성 손실까지 합치면 62억달러”
전문가들 “통풍·단열·식수 등 노동환경 개선 시급”
영국 국제환경개발연구소(IIED)와 방글라데시 난민·이주연구단(RMMRU) 등이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보고서 ‘일하기엔 너무 덥고, 쉬기엔 너무 가난하다(Too Hot to Work, Too Poor to Rest)’에 따르면 실외 노동자는 극심한 더위로 연평균 23.7일, 실내 노동자는 13.5일의 노동일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임금으로 환산하면 실외 노동자는 1인당 연평균 148.9달러, 실내 노동자는 89.1달러의 소득을 잃는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노동생산성 저하를 전국 규모로 환산할 경우 연간 임금 손실이 약 41억달러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다카의 비공식 노동시장에 종사하는 노동자 175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122가구는 건설·도로공사·릭샤 운전 등 실외 노동에 종사했고, 53가구는 의류산업 등 실내 작업장에서 일했다. 이들은 대부분 출근 일수와 하루 생산량에 따라 소득이 결정되는 노동자들이다.

IIED의 리투 바라드와지 국장은 “더위 때문에 노동 속도가 떨어지면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결국 노동자 개인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폭염의 피해는 당장의 임금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조사 대상 노동자의 약 23%는 신장 관련 질환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만성 신장질환으로 발생하는 생산성 손실까지 포함할 경우 폭염과 관련한 전체 경제적 손실이 연간 약 62억2000만달러로 늘어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다카에서 활동하는 경제전문 언론인 모노와르 호사인은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산성을 함께 지키려면 사업주가 작업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업주들이 초기 비용 부담을 감수할 필요가 있다”며 “결국 안전한 작업환경은 노동자의 건강뿐 아니라 생산성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환경전문 언론인이자 연구자인 모스타파 카말 마줌더도 작업장 온도를 낮추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공장 내부의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지붕을 충분히 높이고, 열전도율이 높은 골함석 대신 단열 효과가 있는 자재를 지붕에 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또 “노동자들이 언제든 안전한 식수를 마실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레몬음료와 과일 등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충분한 수분과 영양 공급은 폭염에 따른 건강 악화를 줄이고 신장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남아시아의 폭염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이번 연구는 더위가 노동자의 건강 문제를 넘어 임금과 생계, 산업 생산성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과 현지 전문가들은 폭염을 단순한 계절적 불편이 아니라 노동환경과 사회보호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