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에 맞서 세상을 움직인 파키스탄 소녀 ‘말랄라’
UN, 11월 10일 소녀 이름 따 ‘말랄라’ 기념일로 선포
탈레반에 맞서 공부할 권리를 주장하다 총상을 입은 15세 파키스탄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Malala Yousafzai)가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
UN이 11월 10일을 ‘말랄라 데이’로 선포했다. 이에 앞서 파키스탄 대통령은 이 소녀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수여했다.
미국의 인기 여가수 마돈나는 최근 LA 공연 도중 말랄라를 돕자고 호소하면서 자신의 히트곡 ‘휴먼 네이처’를 말랄라에게 바쳤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워싱턴에서 열린 걸스카우트 대회에서 “말랄라의 용기를 치하하고 이번 사건이 전통과 문화의 벽에 맞서 인간의 권리를 찾으려는 모든 여성에게 용기를 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의 고든 브라운 전 외무장관은 “모든 영국인의 기도가 소녀와 함께할 것”이라며 “학교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6100만명의 어린이들을 위해 세계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랄라는 11세 때부터 BBC 방송 블로그를 통해 공부할 권리를 주장하며 그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탈레반의 만행을 알려왔다. 소녀가 살고있는 파키스탄 서북부 스와트 밸리 지역은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는 시골 마을. 탈레반은 이 지역에서 소녀들의 취학을 전면 금지했다.
말랄라는 탈레반의 명령에 저항하며?아버지가 운영하는 학교에 다녔다. 그러던 중 지난 10월 9일 학교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에 10여 명의 무장 탈레반 대원에 잡혀 끔찍한 총상을 당했다. 총탄은 머리와 목을 관통했다.
사건직후 병원으로 옮겨진 말랄라는 여러 차례의 수술 끝에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지금은 아랍에미리트와 영국 정부의 도움으로 영국 버밍엄 퀸 엘리자베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탈레반은 아직도 소녀가 퇴원하면 몇 번이고 공격해서 죽이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파키스탄 당국은 탈레반 용의자를 체포하는데 1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파키스탄 국민들은 각지에서 탈레반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유튜브 등을 통해 이 소식을 접한 전세계의 네티즌들은 탈레반의 비겁함과 소녀의 용기를 전파하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어린이에 대한 폭력에 종지부를 찍자”고 호소했다.
말랄라는 블로그에 “나는 교육을 받을 권리, 노래할 권리, 시장에 갈 권리, 하고 싶은 말을 할 권리가 있다”고 썼다. 그의 호소는 파키스탄 10대 소녀의 인권 문제를 넘어 전 세계 고통받는 어린이와 여성의 절규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