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마헬살랄하스바스
이사야 8장
유익해 보여도 끌어들여서는 안되는 것이 있습니다. 아무리 대세라도 불러들여서는 안되는 것이 있습니다. 준다고 넙죽 받아 먹어서는 안되는 것이 있습니다. 남유다는 아람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앗수르를 안방으로 불러들였습니다. 아람을 견제하는 전략으로 앗수르를 끌어들인 것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앗수르는 탈출구가 아니라 ‘헬게이트’였습니다.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고자 사채를 끌어다 쓴 격입니다.
“그러므로 주 내가 흉용하고 창일한 큰 하수 곧 앗수르 왕과 그의 모든 위력으로 그들을 뒤덮을 것이라 그 모든 골짜기에 차고 모든 언덕에 넘쳐 흘러 유다에 들어와서 가득하여 목에까지 미치리라 임마누엘이여 그가 펴는 날개가 네 땅에 가득하리라 하셨느니라”(사 8:7-8)
하나님은 앗수르를 큰 물줄기, 대세에 빗대고 계십니다. 남유다는 대세의 도움을 받을 생각이었지만 대세가 홍수가 되어 모든 것을 휩쓸어 갈 것이라고 경고하십니다.
그동안 교회가 끌어들인 세상적 대세가 있습니다. 벤치마킹해서 배웠던 것들이 있습니다. 과학주의, 환원주의, 경제논리, 마케팅 기술, 성장이론, 기업의 예결산 운영 방법 등등 이러한 것들은 교회에 승리의 기쁨을 안겨주는 듯했습니다. 실제로 교회가 팽창하고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트로이 목마였습니다. 교회는 주권을 맘몬에게 내어준 꼴이 되었습니다. 목회자는 그리스도로 옷 입기보다 박사 가운 걸치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말씀의 검을 손에서 놓고 합리적 이성의 칼자루만 쥐게 되었습니다. 교회가 성도들에게 베풀 수 있는 최고의 친절은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하는 일인데, 백화점식 친절과 항공사식 친절을 흉내내는 곳이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찬양과 설교 속에 하나님을 전시해 놓고 관람하고 있지는 않은지, 영상 속에 편집된 하나님을 시청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욕망 속에 왜곡된 하나님을 갈망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합니다.
신천지의 산 옮기기만을 경계할 것이 아닙니다. 흉용하고 창일한 큰 하수는 산을 뒤덮어버리고 말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사야에게 큰 서판에다 ‘마헬살랄하스바스’라고 쓰라고 하셨습니다. 속히 임하는 노략을 조심라는 경고의 메시지입니다.
이 시대 교회의 대형 LED 스크린마다 걸려야 할 메시지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