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크로노스’ 속에서 ‘카이로스’를 사모하며 살다
전도서 3장
한국인들에게는 새해가 두 번입니다. 양력 1월 1일과 음력 1월 1일입니다. 해가 기준이면 양력이고, 달이 기준이면 음력입니다. 이 양력과 음력은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중첩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두 종류의 시간을 동시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해가 바뀔 때마다 그 해의 설과 추석은 언제인지 확인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습니까?
전도서 3장은 시간과 때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죽일 때가 있고 치료할 때가 있으며 헐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전 3:1-4)
천하만사에는 다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순차적으로 흐르는 시간 속에서 경험되는 때입니다. 그런데 전혀 다른 차원의 ‘때’도 있습니다. 미래에서 과거를 향해 순서대로 흐르는 시간과는 전혀 다른 시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영원이라는 시간입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그러나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으로 측량할 수 없게 하셨도다”(전 3:11)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두 종류의 달력이 있습니다.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입니다. 우리는 크로노스 속을 살지만 카이로스를 사모하며 사는 존재입니다. 어긋난 듯하면서도 묘하게 중첩되어 있는 두 가지의 시간을 우리는 동시에 경험하며 삽니다. 마치 양력과 음력처럼 말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자연을 관찰하며 중력의 변화에 따라 시간도 다르게 흐른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만물에 투영된 창조주의 경륜인 것입니다. 내 삶의 무게중심에 작용하는 힘이 내가 보내고 있는 시간의 의미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어떤 힘에 이끌려 살아가고 계십니까?
만유인력의 법칙만큼이나 맘몬 인력의 법칙이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는 세상입니다. 이 인력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한데, 전도서는 바로 그 힘에 대한 진술입니다. 전도서는 맘몬의 인력 속에 땅의 시간을 살던 이가 어떻게 하늘의 시간을 살게 되었는지에 대한 자기 간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