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교회가 하나되는 유일한 길
시편 133편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 133:1)
분열과 갈등을 슬로건으로 내거는 교회는 없습니다. 연합이 소중하지 않다고 얘기하는 교회가 있을까요? 교회마다 하나됨을 부르짖습니다. 연합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왜 연합을 바라는 교회끼리 모여도 연합이 잘 되지 않는 것일까요? 서로 하나되려고 모여서 하나되려 애쓰다가 싸우는 일이 다반사인 것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하나가 되기를 바라지만 하나됨의 중심에 내 교회가 있지 않으면 몹시 불편한 것입니다. 연합의 중심에 내가 원하는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있으면 못마땅한 것입니다. 각자가 원하는 하나됨의 기준이 다릅니다.
디트리히 본회퍼는 교회 공동체의 연합과 관련하여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진정한 공동체는 구성원이 가진 연합에 대한 이상이 실현되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하나되고자 하는 사람들의 시도와 노력이 그리스도 안에서 실패하면서 비로소 그리스도의 공동체가 탄생한다.”
연합하고자 하는 마음에까지 깊숙히 뿌리내리고 있는 인간의 지독한 자기중심성이 있습니다. 그것이 산산조각나지 않으면 하나되려고 하면 할수록 분열을 경험할 것입니다. 자기가 부인되지 않은 사람끼리 이루어낸 연합의 중심에는 정치적 권력이 형성될 뿐입니다.
십자가를 통과한 사람들만이 하나될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중심인 교회만이 하나될 수 있습니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우리 공동체가 어떻게 연합할 수 있을까요? 나 스스로를 주변부로 밀어내면 공동체는 하나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선하고 아름다운 연합의 중심에는 언제나 예수님만 계실 뿐입니다. 연합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은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려 애쓰는 일이 아니라 나를 부인하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