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미처 몰랐던 것을 재발견하다
시편 105편
“이에 이스라엘이 애굽에 들어감이여 야곱이 함의 땅에 나그네가 되었도다 여호와께서 자기의 백성을 크게 번성하게 하사 그의 대적들보다 강하게 하셨으며 또 그 대적들의 마음이 변하게 하여 그의 백성을 미워하게 하시며 그의 종들에게 교활하게 행하게 하셨도다”(시 105:23-25)
시편 105편은 출애굽 역사에 대한 긴 회고입니다. 우리 인간은 과거를 되돌아보며 여러가지 결론과 판단을 내리곤 합니다.
‘그건 내 실수였어’
‘그때 그렇게 했던 건 탁월한 선택이었어’
‘그건 사고였어’
‘그날은 정말 재수가 좋았지’
‘모두 내가 노력한 결과야’
‘모든 게 은혜야. 하나님이 도와주지 않으셨으면 불가능했던 일이야’
때로는 의식하면서, 때로는 무의식중에 이런 생각들을 하곤 합니다.
시편 105편을 쓴 시인은 과거에 발생한 모든 사건을 하나님이 주도하신 것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고통스러웠던 일들도 하나님이 하셨다고 말합니다.
‘나에게 왜 그러셨어요?’ 원망이 아닌 ‘그것도 하나님이 하신 일이었군요’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인간에게 과거란 수정이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는 지금도 현재와 미래를 향해 끊임 없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살아있는 사건입니다. 나는 더 이상 과거에 개입할 수 없지만 과거는 나의 현재와 미래에 계속해서 개입해 들어옵니다.
신앙이란 영원하신 하나님 안에서 과거를 향한 새로운 참여입니다. 신앙인이 된다는 건 고고학자가 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분명히 있었던 사건이지만 지금까지 미처 몰랐던 것을 재발견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시간의 퇴적층 속에서 새로운 사건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 때 그 곳에 하나님이 계셨다’ ‘그 때 그 일을 하나님이 하셨다’ 라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