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칼럼] 충주성심학교->라오스여자국가대표->학동초교 박상수 감독을 응원합니다
라오스는 모계사회라 남자들보다 여자가 생활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강하다. 라오스에선 여자야구가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라오스에도 어느덧 여자야구가 10년째를 접어들고 있다. 남자선수들에게만 관심을 갖고 야구할 때 여자선수들은 묵묵히 뒤에서 남자선수들이 운동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응원만 했었다. 그러던 여자선수들이 시간이 갈수록 스스로 야구를 하더니 어느덧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온 상태다.
지난 10년 동안 이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느낀 점은 남자 야구보다 여자 야구가 훨씬 빠르고 강하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남자 야구가 아닌 여자 야구를 시작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여러번 했다. 그만큼 여자 야구가 강하고 여자선수들이 잘한다.
라오스 여자야구가 여기까지 발전하게 된 첫번째 원동력은 박종철 감독과 박상수 감독 그리고 어느 누구보다 여자 선수들의 마음을 가장 잘 알고 있던 황세원 코치 덕분이다. 지금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준영 감독이 있기에 빠른 속도로 라오스 여자야구가 발전하고 있다. 지난 수년 동안 여자선수들을 집중적으로 훈련시키더니 이제는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자발적으로 야구센터에 나오던가 아니면 훈련에 참가한다.
라오스에는 이런 문화가 있다. 남자건 여자건 상관 없이 피부가 하얀 사람이 미인이고 미남이다. 라오스는 열대기후이다 보니 그늘도 없는 운동장에 10분만 서 있으면 금세 피부가 탈 정도로 햇살이 따갑다. 처음 야구를 접한 여자선수들이 야구가 신기해 인기가 상당히 높았다. 여자선수들이 친구 따라 시작한 야구가 처음에는 재미가 있어 열심히 하더니 시간이 갈수록 피부가 검게 타는 것을 알고부터는 좋아하던 야구를 그만두게 되었다.
이랬던 여자선수들이 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아시아대회 그리고 말레이시아 여자국제야구대회를 접하고부터는 너나 할 것 없이 야구하고 싶어 운동장에 모인다. 먼 훗날 라오스 여자야구 선수들이 동남아뿐 아니라 아시아대회와 세계대회에서 각국 선수들과 겨루게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야구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라오스에 데이비드 토이(David Toy)와 헐크파운데이션에서 박상수 감독을 파견하면서 여자야구팀 활성화가 시발점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일 35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땀을 흘리며 박상수 감독의 가르침에 열심히 운동하는 선수들을 볼 때면 세계대회도 출전도 가능하다고 본다. 이렇게 라오스 여자야구가 급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원동력은 박상수 감독의 헌신과 이들을 사랑하는 마음 때문이다.
내가 박상수 감독을 처음 만난 것은 2018년 3월. 박상수 감독을 라오스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에 파견할 때 그는 묵묵하고 성실한 인품을 지닌 자기만의 야구 철학을 갖춘 지도자였다.
쌍방울 레이더스에 1993년 1차 지명을 받았다가 부상으로 1994년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고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충주성심학교 야구부 감독을 맡았다. 현역 시절에 보여주었던 성실함과 바른생활은 지도자가 된 지금도 그대로 지켜나가고 있다.
박상수 감독은 이미 야구 바닥에서 능력있는 지도자로 더 편하고 좋은 자리가 얼마든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 마다하고 험난하고 어려운 라오스를 선택했다. 박상수 감독은 얼마든지 지도자로서 탄탄대로를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나에게는 까마득한 후배지만 지도자로서 훌륭하고 본받을 점이 너무나 많다.
박상수 감독과 2년을 함께 라오스 야구를 활성화, 발전시킨 후 2020년부터 지금까지 서울 학동초등학교 야구부 감독을 맡고 있다. 박상수 감독이 어린선수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강조한 것이 공부하며 운동하는 것이다. 야구를 통해 인재를 발견하고 또 공부와 함께 조직과 사회성을 키우는 서울 학동초등학교 야구단은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는 훌륭한 인재를 많이 배출할 것이라고 믿는다.
어린선수들 눈높이에 맞게 신중하면서도 알기 쉽게 야구를 지도하는 박상수 감독은 대한민국 야구계를 이끌어 갈 훌륭한 지도자로 성장할 것이 분명하다. 박상수 감독처럼 심지가 굳고 뿌리가 깊은 후배들이 더 아름답고 멋지게 유소년야구뿐 아니라 리틀야구 그리고 초등학교 야구계의 풀뿌리 역할을 해주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