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칼럼] “‘그레이스 램즈’ 사회인 야구팀을 응원합니다”

지난 9일 그레이스 램즈 사회인 야구동호인 팀에 재능기부를 하기 위해 인천 송도 안에 있는 랜드마크시티 야구장으로 이른 아침 7시 30분에 갔다. 그동안 포근한 날씨가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 새벽까지 영하 2도였다.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아 생각보다 그렇게 많이 춥지는 않았다.

송도 안에 있는 랜드마크시티 야구장은 집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있어 기쁜 마음으로 달려갔다. 집에서 출발할 때 영하 1도를 가리켜 특별히 타이즈까지 입고 운동장으로 나갔다. 현역시절에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나이 들어갈수록 점점 추위를 많이 타는 것 같다.

유니폼으로 갈아 입고 야구장으로 출발하는데 차 안의 온도가 0도를 가리켰다. 별스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차에서 내렸는데 생각보다 공기가 많이 차가웠다. 운동하러 나갈 때 철저하게 준비해서 나왔지만 몇분도 되지 않아 손발이 어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더 나를 놀라게 한 것은 그레이스 램즈 선수들이었다. 이런 꽃샘 강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즐겁게 운동장에 나와 훈련하는 것이다.

그레이스 램즈 팀은 나름 감독과 코치도 있고 질서도 있어 훈련 스케줄에 따라 일사분란 하게 연습을 잘하는 편이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 하나 몸을 움츠리는 선수 없이 즐겁게 훈련에 임하고 있다. 오히려 내가 이런 추위에 익숙하지 않았는지 잘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평생 엘리트 코스로 운동하던 나로서는 이들이 하는 사회인 야구동호인들의 훈련하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행복하다. 그런데 내가 알지 못한 것은 이들 사회인 야구동호인들도 게임에서 생각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프로야구 선수들과 똑 같이 스트레스 받고 일주일 내내 기분이 좋지 않다고 한다. 나는 저으기 놀랬다.

비록 이들이 프로야구 선수나 엘리트 선수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승부의 세계에서 자기들이 생각했던 대로 플레이가 잘 풀리지 않으면 엘리트나 프로야구선수들 만큼은 아니질라도 스트레스 받는 것은 매한가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들과 같이 야구하면서 나 또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들 역시 야구를 통해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어 가고 한주의 스트레스를 다 날려버리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이 분들이 있기에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존재할 수 있다. 바로 이날부터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시작되었다. 모든 선수들이 겨울 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기를 응원한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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