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칼럼] “나는 야구인이다!”

삼성라이온즈 시절 이만수 감독의 포효

내 삶에서 야구만 올해가 54년째다. 평생 야구인으로 살아오면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야구를 그만두고 싶거나, 후회하지 않았다. 젊은 시절에 야구가 너무 힘들고, 잘 되지 않아도 포기하거나 도망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야구는 곧 내 삶의 전부였기 때문이다.

야구가 곧 이만수고 이만수가 곧 나 자신이었다. 야구를 사랑했기에, 야구는 나의 영혼이자 삶 그 자체다. 그렇기 때문에 야구로 인해 잘못된 행동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나 한 사람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나 나를 아껴주고 응원하는 주위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사랑하기 때문에 보호하고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다. 마찬가지다. 야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혹여 나 한 사람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면 그것처럼 가슴 아픈 일은 없기 때문이다.

야구인으로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처럼 행복하고 즐거운 일은 없다. 60대 후반을 달려가고 있지만, 여전히 야구로 인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어 행복한 노년을 살고 있다. 남들은 노후를 편안하게 살아도 될 나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평생 야구로 인해 받은 사랑을 삶이 다하는 그날까지 되돌려 주려고 한다.

노년으로 접어들고 있음에도 이상하게 유니폼만 입으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를 강한 힘이 생긴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재능기부하고, 또 올해부터 베트남을 오가며 청소년들에게 야구를 보급할 수 있어 야구인으로서 행복하다. 솔직히 누가 시켜서 이렇게 하라면 절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첫 번째는 야구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다. 야구를 사랑하고, 야구로 인해 받은 삶이 너무 감사해서 작으나마 남은 인생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잘하는 야구를 갖고 마무리하려 한다.

지금도 늘 감사한 것은, 이렇게 한 종목에서 54년 동안 숱한 어려움과 역경 속에서도 단 한번도 권태기를 느끼지 않았다는 점이다.
완벽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다 부족하고 못나고 연약한 존재다. 단지 우리가 짐승이 아닌 인간이기 때문에 노력하고, 자제하고, 인내하고, 용서하고, 희생하고, 남을 배려하고, 서로 협동하고, 서로 사랑할 때 이 세상은 더 아름답고 좋은 세상이 된다.

야구로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 앞으로도 나 이만수는 야구를 통해 재능기부와 인재양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살아갈 것이다.

이만수 감독과 라오스 소년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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