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칼럼] “동남아 야구 발전 위해 흔들리지 않으련다”

헐크 이만수 감독

지난해 11월 말에 난생 처음 캄보디아에 가 이들과 함께 야구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척박하고 열악한 환경의 캄보디아 어린선수들을 보며 야구인의 한사람으로서 자부심도 생기지만 앞선 야구인으로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더 열심히 뛰어 다녀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만큼 이들의 야구 열기가 대단했다. 이들은 캄보디아에 여러군데 야구장을 지어서 국내 유소년부터 대학까지 더 나아가 한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겨울 캠프에 편안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목표로 갖고 있다. 나아가 캄보디아에서 아시아대회나 세계대회까지 유치하고 싶은 욕심을 갖고 있다. 이 이야기를 하는 건 캄보디아 야구가 공놀이가 아닌 스포츠로 이미 자리를 강력히 잡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캄보디아 야구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캄보디아 야구는 놀라운 속도로 전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위해 티볼 활성화와 국제대회 유치를 위한 조건 및 활성화 방안에도 캄보디아야구협회(CBSF) 다라(Dara) 회장과 미팅을 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그들을 돕는 것이 아니라, 야구인의 숙명 같은 의무로 그들에게 한국야구와 문화를 심어주는 날갯짓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라오스에서 시작된 작은 날갯짓이 지금 인도차이나반도에서 큰 폭풍을 만들어 내고 있다. 지난 수년 동안 캄보디아에서 최홍준 부장의 보이지 않는 심판아카데미부터 대회 진행까지 많은 이들이 날갯짓을 만들어 내었다. 그 날갯짓의 작은 바람이 지금 인도차이나반도에 큰 광풍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야구대회를 마치고, 협력을 위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먼저 이들을 위해 박수쳐 주고 싶다. 이들은 계속적으로 선수모집과 팀 창단을 해내고 있다. 특히 내가 경험한 바로는 동남아에서는 야구란 스포츠 자체를 사람들이 모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아주 잘 해내고 있다.

라오스에 이어 내가 함께 하고 있는 캄보디아 야구는 크게 도약하기 위해 상호간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주고 받고 있다. 골자는 세 개 정도이다.

첫째 지도자 파견, 둘째 국제대회 유치, 셋째 티볼 등 스포츠의 도입이다. 

지도자 파견을 위해 현재 한국에서 많은 사람이 도와주고 있고, 나 역시 노력 중이다. 캄보디아 야구는 야생마 같이 강하지만 거칠다. 2025년 말 태국에서 SEA(동남아시아 대회)가 열리는데, 현재 캄보디아는 대표팀 지도자가 공석인 상태다. 이에 최대한 빨리 지도자를 파견해 구심점이 되어 이들에게 좋은 야구를 가르치고, 국제대회에서 거침없이 세련된 야구를 하는 캄보디아 팀을 보고 싶다.

두 번째는 국제대회 유치다. 이는 이미 라오스에서 경험했고, 쉽지 않았다, 하지만 꼭 해야 한다. 캄보디아 야구 번성이 이렇게 잘 되어 있는데, 강력한 홍보가 필요하고, 국제대회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 최홍준 부장이 시엠립에서 캄보디아축구협회에서 일하는 일본인을 만난 일화가 있다. 최 부장인 캄보디아 야구상황을 얘기하고 선발이 120-130km 정도 던진다고 하니, 당장 달려가 보고 싶다고 했다 한다. 자국내에서도 홍보가 잘 안 되어 있는 걸로 보인다.

국제대회는 자금도 문제지만, 일을 꼼꼼히 해내야 한다. 내가 경험해 본 바 캄보디아 야구협회는 계획, 실행 및 의전까지도 완벽하다. 게다가 자금 역시 그들 역량으로 계획해본다고 하니, 필요한 것들은 헐크파운데이션에서 같이 협력하여 도전해 보려 한다.

세 번째는 어린 학생들이나, 여자선수들도 무궁무진하다. 이들을 위해 야구형 스포츠 도입을 기대한다. 야구용품이 풍족하지도 않지만, 거의 성인야구 용품에 경식구라 어린아이들, 특히 야구를 모르고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 장비들은 무겁고 위험하기도 하다.

감사하게도 지난 십수년간 지속적으로 헐크파운데이션과 함께하고 있는 한국티볼연맹으로부터 자문도 얻고, 추후에 캄보디아 학생팀을 초청해 티볼국제대회에 출전시킬 수 있도록 최홍준 부장이 논의해 가고 있다.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나는 현장을 떠나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게 정말 감사하다. 후원하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께 일일이 감사 인사 드리지 못해 죄송하기만 하다. 그 마음 하나하나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고, 후원과 응원이 있기에 지금까지 달려왔다.

흔들리지 않으련다. 남은 인생 정말 최선 다해 동남아 야구 발전 위해 열심히 뛰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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