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칼럼] 영화 ‘글러브’ 속 실제인물 박상수 감독의 쾌유를 빌며…
영화 <글러브>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충주성심학교 청각장애인 대상으로 만든 강우석 감독의 2011년 1월 개봉 휴먼드라마다. 여기에 뛰어난 연출을 위해 온 몸을 던진 정재영 배우가 주연으로 출연해 관객들에게 많은 감동을 줬다.
충주성심학교 재학생들로 이루어진 야구부는 2002년 9월 창단이 되었다. 57번째 고교야구팀으로 창단될 때만 해도 대한민국에 큰 이슈가 되었다. 이 당시 모든 재학생들이 농아인들로만 구성된 최초의 야구팀이기 때문이다.
충주성심학교 야구부가 탄생하기까지 옆에서 가장 큰 공을 들인 분이 조일연 교장선생님이다. 조일연 교장선생님이 어떻게 해서라도 재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 줄 수 있을까 연구한 끝에 이들 재학생들에게 야구를 가르치면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시작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가 2019년 더 이상 선수 등록을 하지 못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지만 2002년 시작된 농아인들의 야구가 이제 전국적으로 많이 활성화되어 있다. 특히 지난 2022년 제 1회 태백시장기 전국농아인야구대회에 참가해 축사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농아인야구대회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충주성심학교 야구부가 가장 활발하게 움직였던 시기가 박상수 감독이 부임하고부터다. 박상수 감독은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쌍방울 레이더스에 1993년 1차 지명을 받았다가 부상으로 인해 1994년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고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충주성심학교 야구부 감독을 맡았다. 현역 시절에 보여 주었던 성실함과 바른 생활은 지도자가 된 지금도 그대로 지켜나가고 있다.
박상수 감독은 열악한 환경에서 야구하는 충주성심학교 야구선수들을 위해 전국으로 뛰어다니면서 11년간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팀을 포기하지 않고 잘 이끌었다.
<글러브> 영화도 당시 박상수 감독과 선수들 대상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박상수 감독의 성실함과 야구에 대한 애착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어려운 부탁이지만 조심스럽게 그를 찾아가 “라오스 여자야구를 위해 헌신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충주성심학교 농아인 선수들을 지도한 경험이 있어 그는 망설이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열악하고 환경이 좋지 않은 라오스 여자야구 선수들을 위해 흔쾌히 승락했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것이 박상수 감독이 라오스에서 2년간의 지도자생활을 끝내고 한국으로 복귀했을 때 라오스 국가대표 여자선수들이 눈물 흘리며 떠나가지 말라던 말이 아직도 귓전을 울리고 있다.
늘 성실하게 여자야구 대표선수들을 가족처럼 이끌어 온 박 감독이 여자선수들에게 특별한 애정을 갖고 선수들을 지도했을 것을 생각하면 앞으로 박상수 감독처럼 좋은 지도자를 또 볼 수 있을지…
박상수 감독의 자리는 비록 컸지만 다시 한국에 들어와 훌륭한 인품과 실력을 갖춘 지도자로 어린아이들을 지도한다기에 기쁜 마음으로 그를 응원했던 기억이 난다.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데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는 박상수 감독으로 인해 희망의 빛이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끼게 된다.
그런 박상수 감독이 지난 5월 30일 10시간 넘는 대수술을 끝내고 지금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박상수 감독 절대 용기 잃지 마시길 빈다. 힘 내어 다시 그라운드에서 함께 야구하는 그날을 기대한다.
<아시아엔> 독자들께서도 박상수 감독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한 마음으로 손모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