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 “라오스 대표팀에 야구공 600개 기증하는 부곡초교 이동진 후배 너무 고마워”

이만수 이사장(왼쪽)과 의왕부곡초교 이동진 야구감독

[아시아엔=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전 SK야구감독] 지난번 재능기부를 갔던 의왕부곡초등학교 이동진 감독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경기도 의왕시는 내가 살고 있는 인천에서도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의왕부곡초등학교는 사실 작년에 재능기부 가기 위해 한번 연락을 했던 기억이 난다. 서로가 스케줄이 맞지 않아 다음 기회에 하기로 했는데 올해 직접 이동진 감독으로부터 연락이 온 것이다.

날씨는 쌀쌀했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이 많은 선수들과 지도자가 있기에 아무 지장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달려가기로 했다. 재능기부 하기로 했던 8일과 9일은 올해 들어 가장 쌀쌀한 영하 10도를 가리킬 정도로 추웠다. 의왕부곡초등학교는 의왕시에서 유일하게 야구부가 있는 학교다. 서울 근교이고 인천에서 자동차로 30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다. 물론 의왕시는 아직까지 외진 곳이긴 하다.

야구부가 재창설된 지 올해 13년째란다. 야구부가 재창설될 때 이동진 감독이 이 학교로 부임하게 된 것이다. 이동진 감독은 청소년대표에서 뛸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선수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LG 팀에 입단 할 때만 해도 기대를 한 몸에 받을 정도로 유망주였다. 그러나 부상으로 인해 젊은 나이에 프로야구에 대한 꿈을 접어야만 했다. 프로야구 꿈을 접자 남들보다 좀 이른 나이에 지도자 길을 걷던 중 의왕부곡초등학교 감독 제의를 받게 되었다.

의왕부곡초야구부 우승 기념 촬영

13년 전만 해도 의왕부곡초등학교 야구부는 훈련이나 시합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선수가 부족한 상태였다. 부족한 선수를 모집하기 위해 이동진 감독이 동분서주하며 야구부 홍보물도 만들어 돌리며 유망주 발굴에 적극 나섰다. 그렇게 몸소 달린 끝에 지난 13년간 의왕부곡초등학교는 전국 최강이 됐다.

의왕부곡초등 학생들과 같이 운동하고 있는데, 이동진 감독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선배님이 지난 5년 동안 유소년과 리틀야구 그리고 수많은 초등학교와 중고교, 대학을 다니면서 재능기부와 머신을 기 한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저희들이 선배님께 받기만 했기에 저라도 선배님이 열정을 쏟고 있는 라오스에 야구볼 600개를 기증하고 싶다“고 했다. 야구볼 600개라면 5박스다. 돈으로 환산해도 큰 액수이다.

지난 5년 동안 수많은 현장을 다니면서 고생하며 지도자생활 하는 후배들을 보면서 선배로서 작으나마 도움을 주었는데, 이제는 후배들이 선배를 위해 도움을 주겠다고 한다. 지난 시간이 생각나며 보람이 느껴졌다. 나는 그저 내가 평생 해온 일을 조금 나누었을 뿐인데 후배가 너무 큰 선물을 하니 감사하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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