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발달장애인도 ‘티볼’로 두팔 벌려 맘껏 세상속으로…”

제2회 발달장애인 티볼대회 참가자들 단체사진

‘2024 이만수배 발달장애인 티볼야구대회’가 6월 10일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 전호생활야구장에서 열렸다. 2회째를 맞은 것이다. 이번에도 많은 것을 느꼈지만 무엇보다 많은 선수와 학부형, 그리고 스탭진이 참여했다.

작년에는 서울 신서중학교에서 했다. 한국발달장애인 야구소프트볼협회 김재목 회장이 마이크를 잡더니만 “이만수 감독님이 오늘 시타를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제2회 발달장애인 티볼대회 참가자들과 

이 말에 조금 긴장이 되었지만 시타를 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참가자들은 은근히 내가 어떻게 타격하는지 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몸도 제대로 풀지 않은 상태에서 쳤는데 지난 5월말 횡성에서 홈런을 쳤던 것보다 더 잘 맞았다. 맞는 순간 홈런을 예감했다. 레프트 펜스 앞에 선수들이 쉴 수 있도록 텐트를 쳤는데, 텐트 넘어 전호생활야구장의 담장을 넘기고 말았다. 모두 놀라 탄성을 지르고 야단이 났다. 1루를 돌고 2루를 도는데 묘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다시 3루를 돌고 홈으로 들어오는데 어린선수들이 나와 하이파이브 하면서 탄성을 지른다.

홈런을 치고 홈으로 들어오고 있는 이만수 감독

70을 바라보며 달려가고 있는데, 지난달 횡성에 이어 이날 연이어 홈런을 칠 수 있다는 것이 솔직히 믿어지지 않았다.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삼성라이온즈 현역선수로 되돌아가 장내 아나운서가 “다음 타자는 4번타자 이만수”라는 느낌을 받아 기분이 좋았다.

삼성라이온즈 시절 이만수 감독의 포효

이날 행사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선수들과 학부형들 그리고 스탭진과 봉사자들에게 정성껏 사인을 해주고, 그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등 팬서비스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티볼은 야구와 비슷하면서도 부상 위험이 없고 누구나 하기 쉽기 때문에 발달장애인들이나 어린이 그리고 여성들도 충분히 접하기 쉬운 스포츠다. 지난 3년 전부터 발달장애인들에게 티볼을 전수하면서 “장애인들도 티볼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부터 동남아시아에도 전수하기로 했다.

올해도 물심 양면으로 도움 주신 분들이 많다. 모든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제2회 발달장애인 티볼대회 우승팀

선수들이 부상당하지 않도록 가장 많이 뛰어 다닌 분이 김재목 발달장애인야구협회 2대 회장이다. 작년까지 이갑용 회장께서 궂은 일과 온갖 수고를 다 하고 올해부터 2대 김재목 회장이 발달장애인 티볼야구대회를 맡아 주셨다.

대회 후 주위 사람들에게 칭찬 이야기를 듣고, 특히 전국에서 문의전화가 많이 걸려오고 있다. 발달장애인 부모님들로부터 직접 전화가 걸려오고 또 전국의 특수학교 선생님과 교육청, 그리고 동사무소와 구청에서 지원과 함께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는 연락이 끊이지 않는다.

작년말 별세한 이갑용 한국발달장애인 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왼쪽)이 이만수 감독(가운데) 손기서 선생님(오른쪽)과 작년 6월 1회 대회에서 대회기를 흔들며 개막을 알리고 있다. 

2021년부터 이갑용 회장과 발달장애인 티볼야구대회 일을 오랫동안 구상하며 생각하지 못한 일을 하게 되었다. 발달장애인들에게도 비장애인처럼 위험하지 않은 티볼을 갖고 함께 하는 것은 어떨지 이갑용 회장과 몇 날 며칠을 밤 새워 이야기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런데 이갑용 회장이 작년 말 갑작스럽게 하늘나라로 가셨다. 당시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모든 스탭들과 한동안 넋을 잃고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 처음 발달장애인 티볼야구대회를 열자고 할 때만 해도 이갑용 회장님은 생각만 갖고 있던 것이 아니라 직접 몸으로 실천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제2회 이만수배 발달장애인 티볼대회’가 성공리에 끝날 수 있었던 것도 앞선 이갑용 회장님께서 첫해에 궂은 일과 힘든 일들을 마다하지 않고 추진해왔기에 가능했다. 발달장애인 티볼야구대회가 앞으로 3회, 4회, 5회···. 더 넓게 전국적으로 개최돼 기쁨과 희망을 나누길 기원한다.

제2회 ‘제2회 이만수배 발달장애인 티볼대회’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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