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 코드] 전몰장병에 대한 대처
한산 하나의 섬은 나라의 남쪽 대문처럼 중요한데
그곳을 지키는 장수를 조정에서는 어찌 그리도 쉽게 바꾸느냐.
원래부터 원균은 나라를 짊어질 인물이 못 되어
그 커다란 배가 그를 짊어지고 다닐 뿐이라네.
칠천량에서의 패전 소식이 곡성 땅까지 들려 오천뢰(吳天賚)라는 생원(生員) 이원균의 어리석음과 터무니없는 욕심을 위와 같은 시로 비웃었다.
– 박경식, 《이순신과 원균 갈등과 리더십》에서 발췌
오천뢰의 시에서 말하는 ‘커다란 배’를 혹시 우리도 짊어지고 있지나 않은지 살펴봐야겠습니다. 조선 수군의 처음이자 마지막 패전인 칠천량해전에 관한 내용을 보면 삼도수군통제사 원균이란 사람은 벼슬에만 관심이 있었지 그 자리에 걸맞은 전략과 그것을 구체화할 로드맵이 없었습니다. 패전의 장수, 원균의 실패한 리더십은 영원한 불명예입니다. 생원 오천뢰의 시는 “커다란 배에 어리석음과 욕심을 싣고 다닐 것인지 아니면 지혜와 겸손을 싣고 다닐 것인지는 너희들의 몫이다”라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전몰장병을 위한 예(禮)
당포파왜병장(唐浦破倭兵狀, 1592. 6. 14) 중에서
전일 경상도의 옥포 등지에서 왜선 40여 척을 불태운 것에 대하여는 이미 보고한 바 있습니다.?(중략)
이들은 모두 날아오는 화살과 총알을 무릅쓰고 죽음을 각오하고 나아가 싸우다가 혹은 죽고 혹은 부상당한 것이므로 죽은 사람의 시체는 따로 작은 배에 싣고 가서 고향에서 장사 지내주고 그 처자들도 구휼해줄 것과 중상에 이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약품을 나눠주어 충분히 치료해주라고 여러 장수들에 엄하게 지시하였습니다. 또한 한 번의 승전으로 방심하지 말고 군사들을 위로하고 배와 노들을 잘 손질해놓고 있다가 변보(變報)를 듣게 되면 즉시 달려 나아가 싸우기를 한결같이 해야 한다고 엄하게 지시한 후 진을 파했습니다.
-?박기봉 편역, 《충무공 이순신 전서》에서 발췌
이순신 장군이 전사자와 그 유족을 법에 따라 적절히 처리하는 모습입니다. 임금이 한양을 버리고 피난을 갔기 때문에 온 나라는 무질서 그 자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력이 전혀 미치지 않는 바닷가에서 이순신 장군은 전사자의 장례와 그 가족의 구휼, 부상자 치료 등의 어려운 업무를 법에 따라 처리하였습니다. 비록 충분하지는 못했겠지만 전쟁유공자에 대한 보훈정책을 실시한 것입니다. 건강한 나라일수록 보훈정책이 잘?돼 있습니다. 국왕과 중앙 관료들이 국방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을 때 변방 장수가 보훈정책을 실시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이순신 장군의 마음이 병사들을 감동시켜 백전백승의 전과를 올린 것이 분명합니다.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항상 호경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불경기일 때 구조 조정을 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서 부하직원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망설여질 때가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되새겨보면 답이 보입니다. 부하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한결같은 마음 말입니다. 천안함 침몰 사태를 보면서 느끼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순신 장군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여 어떤 대책을 세웠을까 궁금해집니다.
기업의 위기는 조직이 건강할 때나 위태로울 때나 시시각각 몰려옵니다. 기업 내 조직은 건강한가, CEO의 경영 능력은 탁월한가, 조직의 활성화를 위하여 혁신을 꿈꾸는 가가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