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 코드]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꽃처럼···
봄이 오는 소리에 제일 먼저 꽃망울을 터트리는 매화를 보고 있노라면 신비스럽기만 합니다. 얼었던 땅속에서 붉은 꽃잎을 틔운 모습이 마치 기미년 3월1일 정오 ‘대한민국 만세!’를 목이 터져라 부르며 거리로 뛰어나온 우리 선열들처럼 의연하기까지 합니다. 해마다 3·1절이 되면 420년 전 이순신 장군이 목숨 바쳐 구한 나라를 318년 후 다시 그 원수의 후손들 손에 나라를 잃고 주권을 잃었던 치욕의 역사를 기억하게 됩니다.
7년간의 전쟁에도 굴하지 않고 나라를 지킨 이순신 장군을 생각하면 부끄러운 일제강점기 36년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 후손들에게는 다시는 나라를 잃는 설움을 주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무리 춥고 어려운 시기가 온다 해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꽃처럼 되어야 합니다.
이기느냐 지느냐의 싸움이 아니고, 이기느냐 죽느냐의 싸움에서 우리의 주권을 찾고 당당하게 나라를 지킨 순국선열들의 희생에 조금이나마 보답을 하는 길은 21세기의 글로벌 리더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입니다.
최근 불모지인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한류로 세계적인 스타가 되어 국위선양을 하는 우리의 젊은이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젊은 선수도 훌륭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수를 가르친 지도자들도 훌륭합니다. 스포츠는 국위를 선양하는 데 첨병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국위선양은 국력의 지표입니다. 경영인들도 스포츠나 다른 분야에서처럼 세계를 리드할 수 있는 글로벌 리더로 나서야 합니다.
특히 매번 전투 때마다 부하들에게 “죽지 말고 살아라”라고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준 이순신 장군의 진심처럼, “싸움이 한창 급하다.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마라”라는 마지막 유언처럼 인격을 함양하고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는 글로벌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전략적 의사결정의 리더십
선묘중흥지(宣廟中興誌) 중에서
소서행장이 진린에게 간청하기를 “사람을 여러 진영으로 보내어 우리와 함께 바다를 건너 본국으로 돌아갈 것을 약속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애걸하자 진린 역시 그렇게 허락해주어 왜의 첩자가 작은 배를 타고 빠져나갔다.
이순신이 그 소식을 듣고 크게 놀라며 “적이 방금 빠져나갔으니 반드시 기일을 정해 구원을 청하고 몰래 서로 구하러 올 계략을 통했을 것이다. 모든 적이 수일내로 올 것이니 우리가 만일 이곳에서 응전하면 안팎으로 공격을 받아 우리 군사는 그대로 없어지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군사를 큰 바다로 옮겨서 한 번 죽도록 싸우는 것만 못하다”라고 하였다. 해남 현감 유형이 “적이 구원병을 불러들여 우리와 싸우게 해놓고 그 틈을 타서 포위망을 빠져나갈 계획을 하는 모양이니, 이제 만일 구원하러 오는 적병을 급히 물리치면 왜놈들이 돌아가는 길을 끊을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하므로 이순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드디어 계획을 정한 다음 진린에게 알리니 진린도 그제야 놀라며 스스로 뉘우쳤다.
– 박기봉 편역, 《충무공 이순신 전서》에서 발췌
명나라 수군 장수 진린이 뇌물을 받고 첩보선을 내보내는 실수로 조·명 수군에 위기가 닥쳤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적의 협공을 당하기 전에 노량 물목으로 부대를 이동시켜 그곳에서 왜적의 구원 선단을 차단하였습니다. 장군의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적 선단이 바다를 메웠고 혈전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혼신의 힘을 다한 이순신 장군으로 인해 불리한 전쟁 상황은 호전되었습니다. 이때 적병이 쏜 탄환이 이순신 장군의 가슴을 파고들었습니다. 이렇게 이순신은 해전을 승리로 이끌어놓고 전사하였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업을 할 때, 신제품을 출시할 때 끊임없는전략적 의사결정에 있어서 시달림을 받습니다. 꼭 성공해야지 하는 스트레스와 만에 하나 실패하면 회사의 존망이 걸려 있기에 온 신경이 곤두서게 됩니다.
경쟁사의 공격적인 영업활동, 시장의 흐름, 소비자들의 동향 등 언제 어디서나 닥치게 되는 현장의 돌발 상황은 협공을 당하는 것보다 더한 위기감을 불러옵니다. 더욱이 애써 개발한 제품들이 얼마 빛을 보지도 못하고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할 때 어떤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지 더 큰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이때 CEO들의 전략적 결정이 바로 회사의 운명을 좌우합니다.
우리나라 옛 속담에 “길 닦아놓으니 문둥이가 먼저 지나가네”라는 말이 있듯이 애써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생산하여 시장 개척을 하고 나면 경쟁사가 흡수해버리거나 값싼 중국산 제품이 시장을 점령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이는 한 사람의 잘못된 의사결정 때문일 수도 있지만 시장의 변화와 흐름에 대한 정보력과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의 애환이기도 합니다.
이런 일들이 일어날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이라면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나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때 전법을 적용해보기 바랍니다. 이순신 장군의 정신세계와 삶의 철학을 공부하고 전투 현장에서의 리더십을 재조명해 자신의 비즈니스 상황에 접목시켜보면 지혜로운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이순신 장군은 어려울 때 신중하고, 철저히 준비한 후 일단 결정했으면 사력을 다해 추진하는 전술을 구사할 것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성실하게 일하라, 과욕을 부리지 말라, 한번 결심했으면 두려워하지 말고추진하라”고 한 성웅 이순신 장군은 늘 홀로 하늘을 보며 위기를 극복하였습니다. 하늘을 본다는 것은 부끄러움 없는 언행을 위해 마음가짐을 바로 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지혜의 눈은 부끄러움 없는 언행에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