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일동의 렌즈 판소리] 고품격 예술 감상의 바탕 ‘영지'(靈智)

“진정한 품격이란 학벌이나 부귀 같은 것들과는 관계가 없다. 진리를 대하는 생각이나 행동에 따라 품격이 달라진다고 본다. 그러므로 예술은 진리를 마주한 듯 깊은 관심(觀心)으로 들여다봐야 한다.”(본문 가운데) <사진 배일동 명창>

문제는 예술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다. 흔한 말로 ‘사는 게 다 예술이지 예술이 별거 있겠냐’ 하는 인식으로는 고품격의 예술을 감상할 수 없다. 어쩌면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인생이 예술인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 인생이 어디 그렇게 호락호락하던가?

살아갈수록 알쏭달쏭한 게 우리 인생이다. 또 저마다 삶의 깊이와 무게도 다르다. 나는 인생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수많은 삶의 모습이 있을 것이다. 그 모습들은 모두 나름의 품격과 정서를 지니고 있다.

진정한 품격이란 학벌이나 부귀 같은 것들과는 관계가 없다. 진리를 대하는 생각이나 행동에 따라 품격이 달라진다고 본다. 그러므로 예술은 진리를 마주한 듯 깊은 관심(觀心)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그래야 깊고 높은 경지에 오른 예술가들의 영지(靈智)를 훔쳐볼 수 있다. 예술 감상을 일상의 허드렛일로 알아 그저 스트레스나 풀고, 요즘 말로 문화생활을 한다는 정도의 가벼운 생각으로는 제대로 된 재미를 맛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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