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라오스DGB컵 제6신] 청각장애인 응원단도···”꿈은 이루어진다”

라오스 농아학교 아이들이 이혜자(맨 왼쪽) 교장 선생님과 하트를 지어보이고 있다. <사진 최선행 팀닥터>

라오스에서 첫 국제야구대회 한다는 소문을 듣고 야구장을 찾은 사람들이 예상보다 많았다. 물론 아직 관중석이 제대로 갖추어지지는 않았지만 라오스인뿐 아니라 라오스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찾아 주었다. 한국에서 이번 국제대회를 구경하기 위해 자비로 직접 찾아온 청년들도 있었다.

이런 분들을 볼 때면 이들을 위해서라도 더 철저하게 준비하고 좀더 편안하게 야구 구경을 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좋은 야구장을 짓고 싶은 심정이다. 여러 관중들 중 가장 인상적인 이들은 청각장애인 어린이들이었다.

미국 캔사스에서 라오스에 거주하는 딸과 사위를 보러 온 레이 허머트(뒷줄 오른쪽) 전 캔사스주립대 교수 부부가 외손자들과 경기장을 찾았다. <사진 이상기 기자>


어떻게 오게 되었느냐? 물었더니 라오스 청각장애인들을 돌보고 함께 생활하는 한국인 오상철 이혜자 선생님 부부가 라오스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대회를 어린아이들에게 꼭 보여주면서 설명해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부부는 본인들은 한국인이기 때문에 야구가 얼마나 대단하고 재미있는 스포츠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이들 청각장애인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었다고 했다.

경기가 다 끝나고 청각장애인들과 선수들이 사진도 찍고, 또 선수들이 직접 어린아이들과 야구놀이 하면서 야구를 가르치는 모습이 너무 자랑스럽고 멋졌다.

지난 10년 동안 일일이 말을 하지 않아도, 이제 라오스를 대표하는 야구선수들이 야구를 통해 받은 사랑을 어떻게 자기 나라와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는 것을 이들은 알고 있다. 

경기를 마치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야구선수들이 어린아이들과 노는 장면을 보면서 이곳에 야구를 뿌리내리는데 앞장서온 제인내 대표한테 물어 보았더니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청각장애인들과 야구놀이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이 청각장애인들과 같이 야구하면서 느낀것은 어디선가 많이 보았던 장면들이다. 미국 메이저리그나 한국프로야구에서 종종 발달장애인들을 초청해 이들과 함께 스타디움 안에서 선수들과 야구하는 것을 보았다.

이날 최선행 팀닥터 의사는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과 어린아이들 하고 같이 야구하는 장면을 연신 카메라로 찍고 또 동영상까지 찍는 것이다. 본인도 야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장면을 한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라오스에서는 처음 보는 광경이라 본인도 모르게 흥분이 되어 연신 카메라를 돌렸다.

이렇게 야구를 통해 생전 처음 경험하는 어린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야구인의 한사람으로서 큰 보람과 긍지를 갖는다. 나 또한 한국발달장애인 명예회장으로서 먼 훗날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티볼 경기하는 그날을 상상해 본다.

라오스 농아학교 학생들이 라오스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가운데 모자 쓴 이는 교장인 부인(이혜자)과 함께 학교 일에 헌신하고 있는 오상청 교민. <사진 이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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