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칼럼] 라오스와 베트남 ‘세계랭킹’ 83위, 84위…”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

라오스가 세계 야구랭킹 83위에 올랐다. 베트남은 순위표엔 보이지 않지만, 84위. 

<아시아엔> 독자들께서는 글 제목을 보면서 아마도 83위와 84위에 주목할 것이다. 10년 전이었다면 나 또한 당연히 그러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숫자보다는 ‘세계’라는 단어에 더 주목하게 된다. 글의 제목에 나와 있는 순위는 얼마 전 발표된 WBSC 야구 세계랭킹이다.

라오스 83위, 베트남 84위. 세계 꼴찌와 꼴찌 바로 앞 순위다.(베트남은 아직 공식적인 순위를 부여받지는 못했다)

누군가는 초라한 성적이라고 비웃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벅찬 감동이 앞선다.

2014년 10월말 SK와이번스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오래 꿈꿔온 ‘미지의 세계’ 동남아시아에 야구를 전파하기 위해 라오스로 떠났다. 그때만 해도 솔직히 라오스와 베트남에서 10년 되도록 야구를 전파할 것이라고는 예상도 못했다. 그랬던 내가 10년이 지난 2023년 지금도 여전히 한결 같은 마음으로 동남아시아 야구전파에 힘쓰고 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라오스야구협회가 창립되고 국가대표팀이 창단되었다. 2018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하였으며, 최초의 야구장이 라오스에 건설되는 등 수많은 기적이 일어났다. 마침내 지난 2월말 동남아시아 야구대회가 개최되었고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무엇보다 감사한 일은 동남아시아 야구대회에 ‘금성홍기’가 새겨진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베트남 야구 국가대표팀이 당당하게 대회에 참가했다는 것이다. 이 기쁨에 더해 또 다른 경사가 있었다. 지난 3월 24일 베트남 야구협회 쩐득판 회장과 이장형 지원단장의 흥분된 목소리로 전달 받은 소식이다. 나는 도저히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2014년 10월말 SK와이번스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오래 꿈꿔온 ‘미지의 세계’ 동남아시아에 야구를 전파하기 위해 라오스로 떠났다. 그때만 해도 솔직히 라오스와 베트남에서 10년 되도록 야구를 전파할 것이라고는 예상도 못했다. 그랬던 내가 10년이 지난 2023년 지금도 여전히 한결 같은 마음으로 동남아시아 야구전파에 힘쓰고 있다.”(본문 가운데) 사진 왼쪽부터 이준영 라오스 여자 국가대표팀 감독, 김현민 라오스 남자 국가대표 감독, 제인내 라오스 야구단 대표, 임재원 라오스 야구단 구단주, 이만수 감독, 이장형 베트남야구협회 지원단장, 박효철 베트남 국가대표 팀감독.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미뤄졌던 WBSC 상임위원회 회의가 3월 24일 열렸다. 2021년 정식으로 협회가 출범하고 당당히 WBSC에 가입신청을 했던 베트남이 이날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세계야구위원회 멤버로 정식 자격을 갖추게 되었다는 것이다.

WBSC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베트남이 정식 회원국이 되는 과정에서 WBSC에서 일하는 한국 직원분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었다고 한다. 현재 롯데 자이언츠 팀에서 주루코치를 맡고 있는 김평호 코치의 아들 김빛샘 직원의 적극적인 노력과 헌신이 있었다고 한다. 승인을 위해 부족했던 점을 가이드해 주면서 베트남 야구의 발전 가능성을 관계자들에게 알리기도 했다.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국내와 동남아시아 국가들, 특히 라오스와 베트남을 왕래하면서 야구를 전파하며 활동하고 있다. 아직도 지난 2월말 라오스에서 열렸던 동남아시아 야구대회가 성황리에 끝났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처음 라오스에 발을 디디던 2014년을 생각하면 지금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라오스와 베트남 야구가 모두 기적 같이 느껴진다.

‘언젠가는 그 꿈을 반드시 이룰 것’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단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이제 라오스와 베트남 모두 ‘세계 야구랭킹’을 갖게 되었다. 83위와 84위. 물론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 아직 해야할 일이 많고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나의 인생철학인 “Never ever give up”(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정신력으로 더 큰 목표를 하나둘씩 이뤄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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