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외국인들 핼로윈 참사 SNS 통해 실시간 ‘속보’

29일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에서 구조된 부상자들이 현장 인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밤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할로윈 축제 참사에서 이란, 중국, 노르웨이, 우즈벡 등 외국인 사상자도 발생했습니다. 이날 주한 외국인들은 대거 현장 축제에 참여하였으며, 부상자 이송 및 치료 등에도 헌신적으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은 사고 후 자국민 커뮤니티를 포함한 다수의 SNS에 부상자 및 사망자 신원, 당시 상황 등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엔>은 이들이 보내온 당시 상황을 재구성, 보도합니다. 아울러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부상자들의 조기 회복을 기원합니다. <편집자>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의 주요 터전인 이태원에서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한국 외부에서는 왜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렸는지에 대해서부터 의문과 충격을 표하고 있습니다.

반면 내부에서 다년간의 코로나 상황을 경험한 사람들의 반응은 조금 다릅니다. 오래도록 마스크 없이 외출하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있었던 상황이었기에, 올해의 할로윈 축제에 10만명의 군중이 모여들게 된 것은 해방감을 위해서라는 견해가 있습니다.

사건을 눈 앞에서 목격한 외국인들은 친구나 가족과 떨어져 있어 상담을 할 사람이 없거나, 정신적인 지지를 받기가 어려워 혼란스러운 밤을 겪었습니다. 현장에서 사람들이 압사하는 순간을 목격한 사람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으며, 일부는 개인정보 보호에 무감각하거나, 또는 충격에 빠져 현장의 영상을 여기저기로 옮기고 있습니다.

https://twitter.com/search?q=%23itaewon&src=typed_query&f=video

해시태그 #itaewon 등으로 트위터에서 검색 시 편집되지 않은 무수한 영상이 외국인들의 계정을 통해 노출되고 있습니다. 의식을 잃고 취약한 상태의 모습, 옷이 벗겨진 모습이 타인에 의해서 공유되는 것을 막아 달라는 호소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신적인 충격을 받을 사람들을 위해 itaewon 이라는 키워드를 뮤트(sns에서 해당 키워드가 들어간 글을 보이지 않게 하는 것)하라는 조언도 있습니다.

현재는 외국인 커뮤니티로 압사 사고의 소식들이 많이 옮겨졌습니다. 그러나 지난 밤 이태원의 소식이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을 무렵 사람들은 마약 범죄를 의심했습니다. 이미 한국의 마약 문제와 성범죄에 대해 외국인 커뮤니티에서 악명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일부의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또는 앞 줄의 상황을 인지하지 못해 재미로 사람들을 떠미는 참가자가 있었다고도 보고했습니다.

한국의 소식을 전하는 이란인 인플루언서 mehran_in_korea 의 계정은 지난밤 사건 현장의 순간을 종합한 영상을 업로드했습니다. 게시물에서는 모든 상황이 아직 분명하지 않아 자세한 것이 정리되면 후속 포스팅을 올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연락해본 바 그는 현장에 있었고 눈 앞에서 수십명의 사람들이 넘어지고 깔려 즉사한(또는 의식을 잃은) 모습을 목격하고 말았습니다. 다친 곳은 없으나 심리적인 충격이 컸음을 호소합니다.

10만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 시위에 과거 축제보다 적은 경찰력을 동원해 행정당국의 조치가 안일했다는 지적도 오가는 한편, 많은 재한외국인들은 할로윈 축제에 대해 이전부터 우려를 표하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클럽이나 한국의 밤 문화를 즐기지 않는 사람의 경우 할로윈 시즌이 되면 이태원에 오지 않는다고 말하거나, 새로 입국하는 사람들에게 이태원에 가지 않도록 권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이태원은 집이거나, 또는 일터였기 때문에 모두가 피할 수는 없는 일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한국어에 익숙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이 소식을 아직까지 접하지 못했다는 사실과, 그로 인하여 현장을 방문한 가족, 친구와 연락이 되지 못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용산구 이태원 인명사고 관련 실종자 실종 신고는 다음 전화를 이용하십시오.

🚨 서울시 실종자 접수처
✔ 전화 : 02-2199-8660
✔ 방문 :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

반전 러시아인 집회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미디어활동가 예브게니 슈테판 씨는 이러한 상황을 주의깊게 살피고, 새벽이 되어서야 한국의 상황에 대해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러시아어 기사를 남겼습니다. 수많은 구급차와 경찰력이 동원되었지만 희생자를 피할 수 없었다고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의 대처에 대해서도 요약하였습니다.

https://evgeny-shtefan.com/2022/10/30/%d0%b1%d0%be%d0%bb%d0%b5%d0%b5-%d1%81%d1%82%d0%b0-%d1%87%d0%b5%d0%bb%d0%be%d0%b2%d0%b5%d0%ba-%d0%bf%d0%be%d0%b3%d0%b8%d0%b1%d0%bb%d0%b8-%d0%b2-%d0%b4%d0%b0%d0%b2%d0%ba%d0%b5-%d0%b2-%d1%81%d0%b5%d1%83/

이태원의 참사로 인해, 서울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여러 집회들도 취소되었습니다. 주한러시아대사관 앞에서 격주 일요일마다 진행되던 우크라이나인들의 반전 집회와, 고국 이란의 봉기에 연대하는 이란인 집회 주최측 또한 금일 예정된 집회의 취소 소식을 채팅방에 공유하였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집회의 취소에 아쉬워하기보다 한국의 상황에 대해 큰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주변의 한국인들에게 위로의 메세지를 보내는 한편 아직까지 회신이 없는 친구들이 이태원의 현장에 있지는 않았는지 애타게 찾고 있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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