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유족 위로와 장례 절차에 집중을···154명 생떼같은 꽃봉오리여!”

대형 참사가 난 골목 앞에 누군가 놓고간 추모 꽃송이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154명, 생떼같은 목숨들이 꽃사태처럼 스러졌다. 희생자 대부분은 갓 피어나려는 꽃봉오리들이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까지 젊은 여성들이다. 154명 중 114명(78%)이 10대, 20대로 확인됐다. 10명 중 8명꼴로 채 피어나지 못했거나 갓 피어난 꽃봉오리들이다.

21세기, IT 강국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서 일어난 핼러윈 대참사. CNN이나 SNS로 실시간 중계된 이 대참사에 지구촌이 경악했다. 154명의 시신은 순천향대병원, 동국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40곳에 안치됐다.

영안실에는 가족과 친구, 지인의 피맺힌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30일 오전 의정부 을지대병원 영안실. “왜 이렇게 몸이 차갑니. 몸에 멍은 왜 이렇게 많고…”

24살 난 딸의 차디찬 주검 앞에서 어미는 흐느꼈다. “우리 딸 어디 있어!”라며 영안실로 들어선 어미 가슴은 무너졌다. 딸 시신을 확인한 어미는 “얼굴에 멍이 너무 많고 몸도 차가워서 믿기지 않는다”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숨진 딸은 서울의 한 공대를 마치고 취업 준비 중이었다.

다른 39곳 병원에도 안타까운 사연과 곡 소리가 이어졌다. 핼러윈 대참사의 현장, 이태원 일대에는 추모 분위기로 숙연했다. 31일 오전부터 서울광장 등에도 합동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대참사 현장인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불과 1분 거리의 골목길. “아직 경찰통제선이 그어져 있는 데요…”(YTN 기자) 길이 40m, 폭 4m 채 안되는 작은 골목에 이틀 전, 수천 명이 몰렸다. 인파로 이곳은 삽시간에 아비규환의 도가니로 변해갔다. 꼼짝없이 끼인 상태에서 밀리다 도미노처럼 넘어져 질식상태였다.

참으로 어이 없고, 가슴이 찢어지는 억울한 희생 앞에 마음이 무겁다. 이곳에는 주민이나 상인들만 경찰 동행 하에 오갈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통제선 바깥, 이태원 일대에는 추모 분위기가 가득했다.

사고 현장 인근 이태원역 1번 출구에는 국화꽃이 수북하게 쌓였다. 현장 주변과 주변 상가, 화단에도 추모 꽃다발이 곳곳에 놓여 있다. 이태원 상인회는 이곳 상인들에게 당분간 휴점 참여를 공지한 바 있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는 내용의 휴점을 알리는 문구들도 보인다. 사고 현장에서 500m 떨어진 곳에 합동분향소가 설치된다고 한다.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134’, 녹사평역 3번 출구에서 가까운 곳이다.

채 피지도 못하고 져버린 꽃다운 생명들의 희생이 너무도 억울하다.

사전에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고, 그러니 예방할 수도 있었던 ‘인재’다. 어떻게 대명천지, 21세기 대한민국에 후진국형 인재가 일어날 수 있는가?

공직자들부터 자책하며 가슴을 쳐야 한다. 용산구청과 용산경찰서가 1차 책임, 서울시와 서울경찰청이 지휘감독 2차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지금은 유족 위로와 장례 절차 그리고 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 등에 집중하자! 그리고 언젠가 책임소재도 분명히 따져야 참사를 미연에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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