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트라우마②] 외신 “한국의 초연결성이 핼러윈 참사 트라우마 키웠다”

이태원 참사 외신 보도. 일부 외신은 외신은 “한국의 초연결성이 핼러윈 참사 트라우마(trauma)를 키웠다”고 보도했다. 또 이런 보도도 나왔다. “한국인들은 스마트폰과 초연결성을 통해 온라인에서 끔찍한 장면을 소비하고 전파했으며, 이것이 이번 참사에서 더 많은 두려움을 만들어냈다. 이태원 현장 상황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고작 클릭 몇 번에 사회 전체에 빠르고 광범위하게 퍼졌다. 시민들은 참사 현장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가슴 아파했고, 상처를 받았다.”

이태원의 압사(壓死) 사태는 주말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리면서 오후 9-10시에는 걷기가 어려울 정도로 거리가 붐볐다. 156명 압사 사고가 발생한 골목은 길이 40m, 폭 3.2m 오르막길이었다. 29일 오후 10시 15분쯤 이 골목길 오르막 위쪽 부근에서 사람들이 우수수 쓰러지며 겹겹이 뒤엉키는 일이 생긴 것이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수많은 사람 아래 깔리거나, 사람 사이에 끼어 압력이 높아지면서 압사하는 사람이 잇따라 나온 것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고 힘이 약한 여성들이 깔린 뒤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 피해가 컸다. 만약 경찰이 사고 현장 좁은 골목길을 ‘일방통행’으로 정하여 통제 했다면 참사를 예방할 수 있었는데 참으로 안타깝다. 앞으로 이러한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영국 그리니치대학교(University of Greenwich) 공학 및 과학과 에드윈 갈레아 교수(화재안전공학그룹 리더)는 ‘군중압착(crowd crush) 연구자’로서 이태원 참사는 코로나19 팬데믹 규제 이후 열린 핼러윈 축제였기에 수많은 청년들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다. 이에 당국은 사전에 준비를 제대로 해야 했으며, 신고전화가 오면 군중 관리 훈련을 받은 경찰을 위험한 지역에 빨리 배치였어야 했다. 주최자가 없는 행사였다 해도 많은 인파가 예상되므로 당국이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군중압착은 군중 밀집도(密集度)를 관리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사람들이 움직이는 좁은 공간에선 1제곱미터 당 4명이 모이면 정상적으로 걸을 수 없으며 군중밀도가 단위면적당 6명을 넘어서면 점진적 군중붕괴(progressive crowd collapse)로 이어질 수 있다. 즉, 한 사람이 넘어졌을 때 발생하는 충격파로 주변이 모두 함께 미끄러지는 현상이 일어나며,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넘어지면 군중 속 압력이 전체적으로 증가한다.

만약 군중이 밀집돼 유체(流體)처럼 움직이는 상황이 되면 이미 위험에 처한 것이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 아무리 개인이 침착하게 행동해도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다. 사고 당시 이태원 골목길에는 군중밀집도가 6명을 초과하여 끔찍한 상황이 벌어졌다. 참사를 예방하려면 잘 짜인 행사 계획과 군중의 흐름 관리가 중요하다.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다면 군중 관리 방법을 잘 알고 체계적으로 훈련받은 경찰 인력이 필요하다.

20대 남성 A씨는 참사가 발생하기 직전 해밀톤호텔 옆 계단으로 진입했다. A씨는 이내 위쪽에서 내려오는 사람들과 아래서 밀고 올라오는 사람들 사이에 끼여 갇혀버렸다. 그는 오도 가도 못하다 결국 무게를 버티지 못해 왼쪽으로 넘어지며 4명의 다른 남자들에게 깔렸다. A씨는 15분가량 깔려 꼼짝도 못하고 “이대로 죽는구나”라고 생각하며 빠져나가는 것 포기했을 때 건장한 체격의 흑인 남성이 팔과 겨드랑이를 잡더니 인파 속에서 자신을 구조했다고 설명했다. 언론에 따르면, 주한 미군 3명이 군중 속에서 약 30명을 구조했다고 한다.

외신은 “한국의 초연결성이 핼러윈 참사 트라우마(trauma)를 키웠다”고 보도했다. “한국인들은 스마트폰과 초연결성을 통해 온라인에서 끔찍한 장면을 소비하고 전파했으며, 이것이 이번 참사에서 더 많은 두려움을 만들어냈다. 이태원 현장 상황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고작 클릭 몇 번에 사회 전체에 빠르고 광범위하게 퍼졌다. 시민들은 참사 현장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가슴 아파했고, 상처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온라인상에서 본 사진이나 영상이 시민들에게 트라우마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희대 백중우 교수(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장)는 “외상 후 스트레스는 사안에 직접 관여한 이들에게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의 비극적인 죽음을 목격하는 것은 사진과 영상을 통해서 이뤄지더라도 엄청난 트라우마와 스트레스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Korean Society for Traumatic Stress Studies)가 제공한 ‘재난 충격의 피라미드’에 따르면, ‘1차 경험자’는 직접 충격과 손상을 받은 사람이며, ‘2차 경험자’는 1차 경험자의 가족과 주변사람들이다. ‘3차 경험자’는 구조인력, 의료인들이며, ‘4차 경험자’는 재난지역 거주자, 그리고 ‘5차 경험자’는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한 사람들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란 사람이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후 발생할 수 있는 정신 신체 증상들로 이루어진 증후군을 말한다. 외상(trauma)이란 내부 또는 외부에서 오는 너무 강력한 자극으로 인해 정신 기구가 갑자기 붕괴되거나 고장을 일으키는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다. 외상이라는 개념은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의 초기 신경증 이론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