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에카테리나 시대 ‘황제’ 죽이는 ‘황제근위대’, 스탈린 시대엔?

스탈린 32세때 범죄기록엔 유형 7회, 은행강도에 성공한 후 체포됐으나 공안사찰기관 정보원임이 밝혀져 석방됐다. 훔친 돈은 일련번호가 유럽 각국 경찰에 통보돼 극히 일부만 사용됐다. 그는 훗날 비밀경찰을 활용해 권력 강화에 집착했다.

[아시아엔=김중겸 경찰청 전 수사국장, 치안발전포럼 이사장] 표트르 대제의 아들 황태자 알렉세이는 아버지가 하녀와 살면서 황후인 어머니를 소박 놓았다며 좋게 보지 않았다. 사이가 나빴다.

이를 이용해 황제파가 황태자 제거에 나섰다. 쿠데타설 퍼트렸다. 사형감이다. 생명의 위험 느낀 황태자는 애인과 함께 외국으로 도주했다.

1718년 2월 1일. 이 반역사건을 수사->소추->처벌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수사부(Investigation Affairs Office)를 특별히 설치해 전담케 했다.

대문호 톨스토이의 직계조상 톨스토이 백작이 책임자로 임명됐다. 밀정과 수사관을 동원, 황태자를 납치해서 데려왔다.

재판에 회부, 사형 선고되고 1718년 7월 7일 옥사했다. 고문치사라는 소문도 무성하게 퍼졌다.

1725년 표트르 대제의 하녀출신 황후 예카테리나 1세는 수사부를 비밀정보부(Secret Expedition)로 명칭을 바꾸었다. 1726년 5월 28일 실적이 없다며 폐지했다.

황제 죽이는 황제근위대

1799년 황제 파벨은 젊은 외무참사회 부총재(외무차관) 파닌의 반역기미를 밀고 받았다. 즉각 추방했다.

아뿔싸!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나기 직전 노련한 정치가를 끌어들였다. 바로 수도의 지사이자 근위대 사령관인 팔렌이었다. 황제의 목숨 도맡아 보호하는 최측근 심복이다.

1801년 새해벽두 황제는 낌새가 수상해 수도의 야간통행금지와 신변경호강화 지시를 내렸다. 3월 11일 밤 팔렌은 중대장에게 명령했다. “암살하라!” 근위대 대원들이 황제침실에 난입했다.

술 취한 장교가 술 냄새 풍기며 자기 목에서 스카프 풀었다. 그걸로 황제의 목을 감았다. 질끈 졸라맸다. 쭉 잡아당겼다. 발버둥쳤지만 숨 끊어졌다.

젊은 관료가 주도한 음모에 늙은 정치인이 가담했다. 그뿐이랴! 황태자는 가만 있어도 황제 될 터인데 아버지 죽인다는 계획을 듣고는 동조했다.

그야말로 젊은이+늙은이+내 핏줄 즉 청노혈靑老血 합작반역이다. 내가 몸소 앞날 열어준 인재, 죽어도 서럽지 않을 정도로 권세 누리게 해준 근위사령관과 내 아들, 대저 누굴 믿으랴!

대제국 로마가 망하기 시작한 원인 중 하나가 다름 아닌 황제가 돈 들여서 믿고 양성한 군대(army)의 횡포 즉 군의 정치관여였다.

AD 235~285년 50년간 황제가 30명이나 즉위했다가 사라졌다. 원인은 군대에 의한 살해.

군이 미는 힘(power with troop)이 내게 있으면 정권 잡았다. 그 힘이 외면하면 추락한다.

양의 탈을 쓴 스탈린

양의 털 뒤집어 쓴 늑대가 두려웠다. 러시아 땅에 193개 민족이 산다. 한시라도 편한 짬 있겠는가. 의심나면 숙청시켰다. 그저 조심조심하는 마음가짐 용심用心 을 생활화시켰다.

1. 여우와 늑대는 당원과 지지자 속에 있다. 숨어 있다가 때 되면 나타난다. 위장요원undercover 잠입시켜 잡아내야 한다.

2.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다. 개인의 이력, 가족사, 교우관계 들여다보라. 검은 속 드러난다. 어째 좀 심상치 않은(unusual suspect) 경우, 잠재반역자다.

3. 농담 속에 진담 있다. <동물농장>의 저자 조지 오웰이 말했다. “joke is a tiny rebellion.”(농담은 작은 반역이다) 음모 풍겨 공감대 만들고 저항 분위기 확산시켜 나간다. 공산당에게 농담하는 자(joker)는 반소련 선동범죄자(anti-Soviet agitation)였다. 노동캠프로 보내라 했다.

4. 배신은 들불(wildfire)과 같다. 그 불똥(spark)은 언제, 어떻게, 어디로 튈지 모른다. 예방과 조기진화가 중요하다.

5. 소문은 발이 없다. 그렇지만 진원지는 있다. 어딘가에 존재한다. 청소년 모여드는 red square 같은 명소, 청춘이 약동하는 대학, 호기심과 연구욕구 왕성한 고학력 전문가들이 일하는 조직이 그런 곳이다.

여기에 정보제공협력자(informer) 심어야 한다. 돈 뒀다 뭐 하나. 팍팍 써서 쓸 만한 첩자 사라!

겹겹이 둘러친 보호막-그래도 못 믿을 너

군주와 영주들의 시대엔 군이 경호와 치안과 소방 맡았다. 전임자의 부대는 믿지 못했다. 즉각 해산 시켰다. 내 부대 새로 만들었다. 자주 격려금 하사해 충성을 매입했다. 공안사찰기관과 경호부서에 곁들여 비선 조직도 만든다. 그래도 물갈이해 심복충성도 높인다.

스탈린은 경호실 실장 두명을 숙청했다. 서기장 된 때부터 13년 근무한 칼 포커는 “너무 많이 알아서” 처형됐다. 그 후 21년 일한 니콜라이 블라시크는 “캐비아를 너무 많이 먹어서” 투옥됐다. 곧 스탈린이 죽는 바람에 죽음만은 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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