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 아이스’와 한일관계

3일 돌연 퇴진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문재인 정부의 세번째 수상이 누가 되든, 지금의 한일관계는 개선돼 정상적인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사진=신화사/연합뉴스>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미국이 세계를 들여다보는 파이브 아이스(five eyes)가 있다.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다. 모두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들이다.

프랑스는 말할 것도 없고 나토의 일원인 독일과 동맹인 일본도 제외되었다. 국방수권법 개정안은 미국 하원 군사위에서 한국과 일본을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확대 대상 국가로 한국을 먼저 꼽은 뒤 일본과 인도, 독일을 나열했다. 중요하기로는 한미연합사 창설과 거의 맞먹는 엄청난 변화다.

1954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이 맺어졌다. 미국에서 오래 산 국제정치학자 이승만 대통령이 안보를 자신했던 것은 이것이었다. 1975년 월남이 패망하였다. 1978년 박정희 대통령은 미국과 한미연합사를 발족시켰다. 이로써 한국 방위가 한미 공동책임임을 확인시켰으며, 한국군을 공동작전이 가능하도록 끌어올렸다.

팀스피리트(T/S) 작전이 시작되면 북한 전군이 비상상태에 돌입한다. 노태우 정부 시절 정전(평시) 작전통제권을 확보했다.

주한미군의 지위와 주둔지에 관한 행정적인 문제를 정리한 것이 주둔군 지위협정(SOFA)이다. 국제법과 국제관례상 외국 군대는 주둔하는 나라의 법률 내에서 수행하는 특수한 범위 내에서 일정한 특권과 면제를 제공받게 되어 있다.

미국은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 호주, 그리스 등 40여국과 SOFA를 맺고 있다. 전시지원협정(WHNS)은 미군 증원군에 대한 군수지원 사항을 사전에 규정하였다. 속전속결의 현대전 성격상 전개속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한미군과 증원군에 대한 모든 법적 체계가 완비되었다.

현재 미국의 책임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해외 최대 규모의 미군기지인 평택 기지다. 지상군 전투부대인 제2사단을 비롯하여 모든 지휘 통제 시설이 ‘한국 속의 미국’을 이루고 있다.

얼마 전 영국 퀸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이 한국 해역에 진입하여 한국과 연합훈련을 하였다. F-35를 탑재한 이 항모전단은 영국의 최신예 항모다. 남중국해에 증가하고 있는 중국 해군에 대한 대비가 한국, 미국, 영국 공동으로 확대되었음을 세계에 과시한 것이다.

20세기 초 일본과 동맹을 맺어 일본제국주의의 한국 침탈을 양해한 영국이다. 말 그대로 상전벽해다.

중국도 가만 있지 않는다. 6.25전쟁에서 유엔군이 38선을 넘어 평양과 원산을 넘었을 때 개입했다. 한반도 침공은 중국으로서는 전방방어였다. 인천상륙은 9월 15일, 서울 수복은 9월 28일, 국군이 38선을 넘은 것이 10월 1일이었다. 모택동의 결단은 10월5일께로 알려졌다. 열흘 후면 인천상륙작전 71주년이 된다.

한국과 일본이 같이 파이브 아이즈에 들어간다면 한일관계도 수준이 높아져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감정과 과거에 휩싸일 것인가? 영국과 프랑스의 다툼도 이와 같지만 이런 식으로 해결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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