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도미사일 장착 3천톤급 국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취역은?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도산안창호함의 인도·인수·취역식이 8월 13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개최됐다. 우리나라 기술로 독자 설계·건조된 역대 첫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KSS-Ⅲ)은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장착할 수 있는 국내 첫 잠수함으로 취역식을 갖고 해군에 인도됐다.
SLBM 발사 잠수함은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인도, 러시아, 중국에 이어 여덟 번째다. 독일도 제외되어 있다.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자주국방이 시작한 이래 획을 긋는 진전이다.
장거리 탄도탄을 탑재한 것이 핵잠수함(SSBN)이고, 원자력으로 추진되나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은 것은 공격잠수함(SSGN), 원자력잠수함이다. 강대국의 원자력잠수함은 모두 핵잠수함이다. 영국도 핵잠수함은 한척뿐이다. 그래서 핵잠함이라고 하면 오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원자력잠수함으로 부르는 것이 좋겠다.
탄도유도탄을 탑재한 원자력잠수함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한국이 보유할 수 없다. 이 체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고하다. 북한이 1993년 이후 NPT 잠정탈퇴 선언상태를 유지하면서 핵개발에 착수, 1994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탈퇴하여 사찰을 거부하였다. 2003년 1월에는 NPT를 탈퇴하였다.
핵 비확산조약과 이를 집행하는 IAEA는 방대하고 집요하다. 한국이 NPT 체제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은 북한과 같이 문명세계에서 벗어나겠다는 것과 같다. 북한과 달리 세계를 상대로 살아나가는 우리로서는 생각할 수 없다.
핵을 탑재하지 않은 원자력잠수함도 현재로서는 개발할 수 없다.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에서 제공받은 원자력 관련 기술과 자재를 군사용으로 전용한 잠수함을 건설할 수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20% 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는 원자로로는 핵을 만들 수 없다. 이 논리로 미국을 설득할 수 있다는 원자력공학 전문가의 견해가 있다.
한국의 공격잠수함은 미국에 도움이 된다. 세계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미국 핵잠수함이 한국 인근에 상주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맞는가? 중국을 상대로 하는 인도태평양 함대에 원자력잠수함은 큰 보탬이 된다. 한국 해군은 평소에도 미국 해군, 일본 해상 자위대와 긴밀하게 협조한다.
이천함이 환태평양(RIM PAC) 훈련에서 퇴역 순양함 오크라호마를 어뢰 한방으로 격침시켜 놀라게 하였다. 미국은 한국에 기대하는 바가 높다. 북한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중국 봉쇄에도 기여할 것이 요청되고 있다.
잠수함은 한척에 모든 것이 중앙에서 집중 통제한다. 재래식 잠수함도 함장이 중앙통제하지만 원자력잠수함 함장은 하나의 핵발전소를 책임진다. 전문가 보좌를 받는다 하더라도 총체적인 판단과 책임은 함장만이 진다. 이것이 얼마나 중대한 책임인 것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때문에 가장 우수한 장교만이 원자력잠수함 함장이 된다. 태평양함대를 방문했을 때 핵잠수함 함장이 이렇게 득의만면(得意滿面) 자기를 소개하고 있었다.
한국은 잠수함에 북한보다 늦게 착수했지만 현재는 앞서 있다. 북한 잠수함이 미국을 위협하기 위해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곳은 쓰시마, 소야, 쓰가루 해협 세 군데다. 괌과 오키나와, 하와이를 공격하기 위해서도 여기를 통과해야 한다.
여기만 지키면 태평양으로의 진출은 완전히 봉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