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이 살아야 미생물도, 지렁이도, 사람도 산다”
비료·농약 ‘범벅’ 농작물 암발생 원인
[아시아엔=김제경 한농제약 대표] “모든 생명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처럼 땅을 밟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살아 있는 흙에서 나온 식물을 먹고 다시 흙으로 돌아가야 한다. 흙에서 나온 건강하고 영양이 풍부한 작물을 먹어야 우리 몸이 건강해진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토양은 어떤가? 거의가 산성화되어 버렸고, 특수 농법을 하는 농가도 질소 과다로 인해 2차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화학비료에 의한 비료와 염류, 농약, 제초제, 농업화합물에 의한 환경오염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와 있으며, 이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비료 및 농약의 과용이다. 통계에 의하면 1945년에는 ha당 1.1kg의 화학비료를 사용하였던 것이 1965년에는 174kg, 1985년에는 331kg, 2004년에는 385kg, ···2018년 262kg, 2019년 268kg로 늘어남으로써 식품의 안정성은 물론 환경에 커다란 부하를 주게 되었다.
농약 또한 1980년에는 ha당 5.8kg, 1990년에는 10.4kg, 1999년에는 12.2kg, 2004년에는 13.1kg 2018년 11.3kg, 10.2kg으로 증가하였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농약의존도가 높아서 OECD국가 중 농약투입량 순위를 보면 1위인 일본을 바짝 쫓는 2위다. 참고로 3위는 벨기에. 그나마 인공합성물인 농약은 폐해와 위험성을 자각하여 저농약/무농약을 시도하고 있으나, 비료/퇴비의 사용은 질산태질소 과다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토양에 투입된 질소비료는 질산태질소라는 형태로 작물의 뿌리에 흡수되어 광합성으로 얻어진 당(糖)의 작용으로 아질산, 암모니아태질소, 각종 아미노산과 합성된다. 질소 자체는 식물 생육과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원소이지만, 필요 이상의 공급이 되면 식물은 세포 속에 축적해 둔다.
따라서 질산태질소가 과잉 축적된 작물은 다른 작물보다 잎의 녹색이 짙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보통 배추보다는 깻잎이나 상추처럼 짙은 색의 작물에 질산염의 농도가 높게 검출되는 것으로도 이 사실은 증명된다.
물론 평소 섭취 범위에서는 문제가 없으나, 다만 체내에서 아질산염으로 변화하여 혈중에 투입이 되면 산소와 탄산가스의 교환을 저해하는 메트헤모글로빈혈증을 일으킬 우려가 지적되고 있다.
농약을 사용함으로써 해충과 동시에 익충도 사멸되어 야생동물까지 해를 미칠 수 있으며, 살포하는 이에게 농약 중독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수생생태계에 간접 영향을 주어 번식력을 저하시키고 기형 발생률을 높이는데, 이런 물고기를 먹었을 경우 인간에게 잔류 농약이 흡수되는 등의 악영향이 뒤따를 수 있다.
실제로 DDT를 살충제로 사용함으로써 먹이사슬에 의한 중독현상을 야기하여 사회문제가 된 바 있다. DDT 잔류성은 매우 높아서 살포한 지 20년이 지난 밭에서도 검출되었고, 남극의 얼음에서도 검출되었다고 한다. 미국에서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1993년과 2003년 사이 당근의 37%, 시금치의 39%, 감자의 7%, 쇠고기의 44%, 우유의 15%에서 그 잔류물이 발견될 정도로 DDT는 오랫동안 미분해된 채 식물 속에 남아 있게 된다.
결국 화학비료에 함유되어 있는 카드뮴, 수은, 아연, 비소, 납 등의 중금속을 포함한 유해물질이 땅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 땅을 기본으로 하는 모든 생명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한 예로 ADHD 아동의 모발을 검사해 보았더니, 농약의 성분인 카드뮴이나 납 등의 중금속의 수치가 일반 아동보다 높게 나왔다는 실험결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