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산물 한번 먹는다고 건강 금방 회복되진 않아”

제네바의 대형유통업체 COOP 매장의 모습. 같은 과일과 채소인데도 BIO 라벨이 있는 것과 없는 것, 두 곳으로 나뉘어 진열돼 있다. BIO 상품은 화학 살충제나 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농산물임을 스위스 유기인증단체에서 공인하는 라벨로, 화학성분이 없어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 스위스 국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엔=김제경 한농제약 대표] 우리 몸은 자연적인 음식을 좋아한다. 변한 음식이거나 화학적인 물질을 입에 넣으면 토하거나 설사를 하여 우리 몸을 보호하기도 한다.

암환자들 중에는 음식을 먹으면 통증을 느끼면서 토하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도 필자가 거주하며 일하는 한농마을에서 자란 유기농산물, 즉 화학비료 한 줌 뿌리지 않고 맹독성 농약 한번 뿌리지 않은 살아 있는 토양에서 자란 농산물은 너무도 편안하게 드시는 것을 많이 보았다.

미생물이라고 불리는 장내 균들은 50도 이상의 온도에서는 죽게 되고, 우리 몸의 정상 체온인 36.5도일 때 가장 활발히 활동한다. 또한 산성식품에도 잘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화학조미료가 범벅이 된 식사는 우리 몸 안에 있는 미생물을 죽이게 된다.

일반 농산물이 50년 전과 비교하여 13~20배 가까이 영양 면에서 차이가 나는 것도 농약과 화학성 비료의 과다 투척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효소 없는 식생활이 계속되면 자연적으로 변비가 생기며, 이렇게 시작된 변비는 또 다른 독소를 체내에 유발시키며 만병의 교량 역할을 하는 비만으로 발전한다. 결국 반복되는 나쁜 식습관으로 인하여 장내 환경은 병을 생산하는 온상지가 되고 만다.

우리 몸에서 어머니 역할을 하는 소장과 대장의 환경이 유해균으로 가득 찬다는 것은 자연의 어머니인 토양이 산성화되어 산성식물을 생산해내는 것과 같다. 산성화된 토양에서 자라난 농산물을 먹는다는 것은 효소가 없는 음식을 먹는다는 뜻이다. 건강한 체력과 활력을 위해 섭취하는 음식물이 오히려 우리 몸을 쇠약하고 병들게 만든다.

물론 유기농산물을 한번 먹는다고 우리 몸이 건강을 금방 회복하고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먹는 것은 습관이다. 유기농산물을 먹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을 정도로 습관이 되면, 우리는 어느새 새롭게 태어난 자신과 마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는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의 재생 주기로도 알 수 있다. 피부는 28일(백납, 아토피, 습진, 무좀, 여드름 등), 두피는 60일(백발, 탈모, 기미 등), 뼈와 근육, 장기는 120~200일(간장, 위장, 혈관, 췌장세포 등) 정도다.

뼈의 조직은 끊임없이 죽고 다른 조직으로 바뀌어 7년마다 한번씩 몸 전체의 모든 뼈가 새로 바뀐다. 손톱이나 발톱의 경우에는 뿌리 부분이 완전히 손톱 끝까지 성장하는 데 6개월이 걸린다.

이런 과학적인 세포 수명을 고려할 때, 현재 비만이거나 건강 상태가 안 좋은 사람들은 최소한 3~6개월 정도 유기농으로 식생활을 바꾸어서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 그래야 부실했던 세포가 좋은 세포로 바뀌면서 몸 전체의 세포가 건강해진다.

이때 운동도 병행하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한다면, 기와 혈의 순환은 원활해지고 신진대사도 더욱 활발해진다.

“유기농업은 생태적 원칙을 기초로 한 농업”

유기농업이란 사물들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합리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순환과 윤회를 반복하는 농법을 이른다. 즉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철학을 실천하는 농법으로, 공생과 협동, 조화를 강조한다.

‘국제유기농업운동연합’은 유기농업을 이렇게 정의했다. “식품, 섬유, 목재 등을 환경적/사회적/경제적으로 건전한 방식으로 생산할 수 있는 농업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에서 토양의 비옥도는 성공적인 생산의 핵심요소로 간주된다. 식물과 동물, 그리고 경관 등의 자연의 산물을 다루면서 유기농업 농민은 농업과 환경의 모든 면에서 최적의 질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시 말하자면, 생태적 원칙을 기초로 하는 유기농업은 화학물질을 배제하여 토양 비옥도를 높이고, 농장의 생물 다양성(biological diversity)을 증가시키며, 건강한 작물을 생육하여 스스로 병충해를 이겨낼 수 있는 작물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유기농식품이란 화학첨가제가 덜 들어간 식품이며, 그 재배방식은 다분히 영양소에 영향을 미친다. 2002년 제정된 기준을 한번 살펴보자.

곡물은 합성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라야 하며, 합성 살충제와 제초제는 금지하고 생물학적/식물학적 통제 방식을 허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논에 오리를 풀어 잡초와 벌레를 잡게 하는 식이다.

토양의 비옥도는 동식물의 오/폐물(하수찌꺼기 제외), 작물의 순환재배, 피복재배(클로버를 다른 작물 사이에 심는 식)로 유지 관리하여야 한다. 피복작물이란 심음으로써 그 땅의 질소와 유기화합물 함유도를 높이는 작물을 말한다.

고기, 달걀, 우유를 얻기 위한 동물은 유기농 곡물이나 유기농 사료를 먹여야 하며, 성장 호르몬이나 항생제는 금지되어 있다.

유기농업의 목적은 환경을 보존하고 토양의 침식이나 황폐를 막는 것이다. 이는 생활 공해를 줄이고 생산성을 적정화시키며 토양 비옥도를 증진시켜 얻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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