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작품 ‘까마귀가 나는 밀밭’ 한국에?
[아시아엔=김인철 미술평론가]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와 우리나라의 인연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조선시대로 돌아가면 당시 이 나라에 가장 먼저 발을 밟았던 서양인들로 네덜란드인들을 들 수 있다. 박연과 하멜이 그들이다.
그리고 확인을 위하여 더 알아볼 필요가 있지만, 임진왜란 때 일본군과 함께 네덜란드인들 역시 들어왔다는 말도 있다. 이어 시간이 한참 지난 후 몇 년 전 필자는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까마귀가 나는 밀밭’(Wheat field with Crows, 1890, Van Gogh Museum, Amsterdam)과 우리 화가 이중섭의 ‘달과 까마귀’(1954, 용인 호암미술관)에 대한 비교 글을 쓴 적이 있다.
두 작품에서는 어딘가 죽음 또는 불길함, 불안함을 부르는 공통점을 읽을 수 있었다. 아울러 두 그림 모두 작가들의 죽음이 임박하여 제작된 것이기도 하다.
최근 우연히 반 고흐가 그린 소 작품(Lying Cow)을 보게 되었고, 이 작품의 소장처가 한국(Korea)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너무나 뜻밖이라 보여준 페이스북 페이지에 “한국이라면, 남쪽과 북쪽 중 어디이며, 만일 남한이라면 누가 소장하고 있는지 더 자세히 알 수 있는지” 여부를 문의한 상태이다.
작품은 1970년 기준으로, 일단의 미술사가들에 의한 분석의 결과 1882년 작품으로 추정되었다. 아울러 또 다른 연구자는 1883년 반 고흐가 그린 ‘들판의 소들’(Cows in the Meadow)과의 관련성을 언급하고 있다.
그 작품은 사진으로만 남아 있는데 사진 상태 역시 매우 좋지 않고, 그 시점은 반 고흐가 매춘부 시엔 후니크(Sien Hoornik)와 결별한 후 드렌테(Drenthe)로 떠난 직후이다.
작품은 1882년 고흐가 헤이그(The Hague)에 머물면서 외사촌 매형이자 헤이그화파(The Hague School)의 지도자였던 안톤 마우브(Anton Mauve, 1838~1888)에게서 배우고 있을 때의 그림이다.
작품에 대한, 그리고 소장처에 대한 소개 정보는 필자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