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우의 행복한 도전 40] 낯선 외부 손님한테 먼저 인사하는 재능대생

2018년 3월 이기우 총장의 생일에 재학생들이 깜짝 생일 이벤트를 준비했다. 당시 깜짝 이벤트를 마련한 곽승휘 대의원회 의장(화장품과 2)은 “학생들이 다니고 싶은 학교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아시아엔=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전 회장, 이해찬 국무총리 비서실장 역임] “학생들에 죄짓지 말자”는 말과 함께 내가 강조하는 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쓸모 있는 사람으로 잘 가르치자”이다. 쉬운 말 같지만 이 말을 지키기가 그렇게나 어렵다. 그러니 슬로건으로 내걸지 않았겠는가. 이 말 뒤에는 ‘대학의 사회적·교육적 책임을 성실하게 다하자’는 엄중한 뜻이 깔려 있다.

자신의 청춘을 재능대학에 맡기고 열심히 공부해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그 소중한 꿈을 대학이 잘 키워 줘야 한다. 교수나 직원, 학교가 우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언제나 학생이 우선이다. 그리고 그 학생들을 쓸모 있는 사람으로 키워 주는 일을 바로 지금의 대학이 해야 한다.

“쓸모 있는 사람으로 잘 가르치자”는 말에는 ‘쓸모 있는 사람이 되자’는 뜻도 포함하고 있다. 쓸모 있는 사람으로 가르치자는 것은 교수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되자는 것은 학생에게 하는 이야기다. 이 모든 일이 학생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학생을 소중하게 생각하면 정말로 소중해진다. 학생이 소중해지면 당연히 그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도 소중해진다.

무엇보다도 이 말의 핵심은 아무리 지식이 풍부하고 좋은 기술을 가져도 인성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인성이 갖추어지고 여기에 실력이나 기술을 보태면 재능대학 학생은 자연스럽게 취직이 되고 제대로 된 대우를 받는다. 오늘의 대학 시스템에서 실력과 기술을 가르치기는 오히려 쉽지만 인성을 가르치기는 어렵다. “인성을 갖춘 사람이 되라.”, “공부 열심히 해라.” 백번 말해 봐야 그게 안 먹힌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가슴에 이런 부분이 와서 닿아야 한다. 이게 핵심이다.

그래서 내가 강조한 것이 바로 ‘인사’이다. 쓸모 있는 사람으로 가르치자는 말과 인사가 대체 무슨 상관인가. 우리 학교에 처음 와서 만나 본 학생들의 첫인상이 실망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먼저 인사하는 학생은 고사하고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네도 멀뚱히 나를 쳐다보기 일쑤였다. 이후로 나는 학생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수시로 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러분, 인사 하나만 잘해도 현금 카드를 평생 가지고 있는 거나 같습니다. 공부를 아무리 잘해도, 수능 점수, 학점, 토익 점수가 높고 인물이 좋아도 취업이 안 됩니다. 왜? 인상이 나빠서 그렇지요. 인상이라는 것은 단순히 잘생겼다 못생겼다가 아닙니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만났을 때 좋은 기가 나오면 그게 바로 인상을 결정짓는 요인입니다. 좋은 인상이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자기가 자기 상태를 늘 최상으로 만들어야 하겠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데 자기를 최상의 상태로 만드는 가장 좋은 지름길이 있어요. 그게 바로 잘 웃는 겁니다. 웃으면서 인사를 먼저 해 보세요. 세상에 신경질 내며 인사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인사를 받는 사람은 솔직히 귀찮을 수도 있어요. 저만 해도 만나는 학생들이 계속 인사하면 피곤할 수도 있겠지요. 다 응답해 주어야 하니까요. 그런데도 왜 인사를 하라고 하느냐. 이게 습관이 되면 현금 카드가 되니까 그렇습니다. 인사만 잘해도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으니 세상에 이렇게 쉽게 자기 재산을 쌓는 길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렇게 지속적으로 교육을 시키면서 학내를 수시로 돌아다녔다. 학생들이 먼저 인사를 안 하면 내가 먼저 인사를 했다. 교수들을 통해서도 수시로 학생들에게 인사를 하도록 전파했다. 왜 인사를 해야 되는지 교육적으로 전달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렇게 1년 정도가 지나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내가 학교를 구석구석 다녀 보면 이제 먼저 인사를 하는 학생들이 대다수다. 특히 외부에서 오는 분들이 경이롭다는 말을 자주 한다.

낯선 외부 사람들에게도 먼저 인사하는 대학생이라니, 다른 대학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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