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우의 행복한 도전 42] 영원히 못 잊을 통영 수국도 ‘다짐’
[아시아엔=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이해찬 국무총리 비서실장 역임] 대학을 관리하고 경영하는 것은 총장이다.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 하고, 잘못 가고 있는 방향이 있다면 수정하는 것이 총장의 역할이다.
말이 더 잘 달리게 하고, 고삐를 틀어 지름길로 인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말이 튼튼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기수가 있어도 말이 강한 체력을 기르지 않으면 먼 길을 견딜 수가 없다.
교직원들이 대학의 기초 체력이다. 이들의 역량과 화합이 대학 발전의 초석이다. 다행히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대학발전위원회가 내가 취임하기 3년 전에 이미 발족되어 있었다. 대학발전위원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나는 중요한 원칙 하나를 제시했다.
“대학 발전 계획은 스스로 수립해야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여러 컨설팅 업체를 통해서 대학 발전 계획을 세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대체로 유용하지 않습니다. 구성원과의 소통 부족으로 공감대 형성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발전 계획을 세우는 데 중요한 것은 처한 상황에 대한 명확한 분석과 진단이다. 이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배우고 느끼는 것이 매우 많다. 물론 시간도 걸리지만 토론 과정에서 형성된 공감대가 대학의 소중한 자산과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대학발전위원회가 이미 존재하고 활동해 왔기 때문에 우리는 이 위원회를 기초로 시작하면 되었다. 대학 발전은 누구 하나가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구성원이라도 대학 발전의 목표 아래서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목표를 공유하고 다시 새롭게 출발하는 전기가 필요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수국도 연수였다.
통영의 아름다운 섬, 박성훈 이사장께서 정성으로 가꾼 그곳에서 대학발전위원회 뉴 스타트를 선언한 것이다. 수국도라는 공간이 주는 묘한 매력, 하늘과 산과 바다가 맞닿아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섬과 주변 분위기가 발족의 의미와 형식을 몇 단계는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2009년 3월 8일, 대학 발전이라는 꽃을 피우는 통영 수국도에서 우리는 「우리들의 다짐」이라는 이름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번 재능인은 영원한 재능인이다」라는 제목하에 “파릇한 재도약의 씨앗이 더욱 화려하게 꽃을 피우려는 3월 창해의 섬 통영 수국도 작가촌에서 우리 재능대학 제1기 대학발전위원은 다음과 같이 다짐한다.”라고 전제하고 세 가지 과제를 채택했다.
1. 사람은 무한히 발전할 수 있다는 재능대학 이사장님이신 박성훈 회장님의 교육 철학이 우리 재능대학에서 모범적으로 실천되고 가장 먼저 꽃피우도록 지원한다.
2. 우리 재능대학이 인천·부천 지역을 넘어 전국 최우수 대학으로서 명성을 조기에 확립할 수 있도록 대학의 제 정책 수립과 홍보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지원한다.
3. 우리 재능대학 제1기 대학발전위원은 대학이 창대하게 발전할 수 있는 씨앗을 뿌리고 가꾸었으며 만개할 수 있는 시기에 대학과 함께하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고 위원들의 단합과 의리를 바탕으로 대학과 영원히 함께한다.
총장인 나와 대학발전위원회 위원장 최영희 교수, 대학발전자문위원회 자문위원장 김백영 교수, 교수협의회 전 회장 박종우 교수, 교수협의회 회장 곽칠성 교수, 제1기 대학발전위원인 최동구·이승후·이상목·이재헌·전인철·박승용·안형기·박재건·유승철·윤현민·오창규·강문규·손장원 교수와 오영환 사무처장 등이 굳은 다짐을 서명으로 굵게 눌러썼다.
나는 대학발전위원회 관계자들이 진심을 담아 다짐하고 서명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단합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위원들의 다짐과 결의는 학교가 비상하는 디딤돌이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신발 끈을 고쳐 매고 새 출발을 했다.
전자과 교수인 최영희 위원장은 대학발전위원회의 출범 배경과 각오를 이렇게 말했다.
“총장님이 취임하시고 철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부조리한 일에 연루된 교직원들이 학교를 떠나고 징계를 받았습니다. 강도 높은 개혁이 지속됨에 따라 교직원들이 피로가 쌓이고 위축되어 있는 상황에서, 대학 발전이라는 목표 아래 구성원의 마음을 하나로 담아낼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여 대학발전위원회가 나서게 되었지요. 총장님께서 모든 행사에 참여하고, 통영 시내와 거제도 관광 명소를 직접 소개하며, 수산시장에서 수산물을 구입하여 선물로 제공하고, 레크리에이션 시간에도 동참하며 모든 시간에 함께하셨습니다. 총장님이 솔선수범하여 대학 발전의 의지와 자세를 보여 주셨기 때문에 그동안 다소 소극적으로 움직이던 교직원들이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대학 발전에 참여하는 마음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대학발전위원회의 성명서가 나왔다. “처음 출발할 때는 단합 대회 정도로 간단하게 생각했어요. 대학 발전 토론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모아지면서 돌아오는 날 아침 토론 시간에 재능대학 미래 발전을 위한 분위기 전환의 단초가 되는 「우리들의 다짐」 성명서를 채택하게 되었습니다.”
4년 후 2013년 7월 15일, 우리는 수국도를 또 한 번 찾게 되었다. 지난번에는 사생결단의 심정으로 수국도에서 결의의 밤을 보냈다면, 이때에는 승리와 격려의 축제였다. 「우리들의 다짐」이 대부분 달성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이 새로운 차원의 명품 대학으로 거듭났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우리 스스로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하는 동시에 새롭게 결의를 다지는 전환점이 되었다.
박성훈 이사장이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면서 모든 행사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더욱 의미가 있었다. 이사장은 “총장과 교직원 여러분이 일심동체가 되어 헌신한 덕택에 학교의 위상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교육 문화 기업을 표방하는
재능그룹의 위상과 이미지에 부합하는 대학이 되었습니다”라며 격려했다.
수국도에서 우리는 박성훈 이사장이 마련해준 선착장 리셉션을 통해서 그간의 노고를 격려하고, 새로운 다짐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번 수국도의 밤을 생각하면 우리는 정말로 많은 변화와 개혁을 이루어 냈다. 하지만 여전히 잠깐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 급변하는 환경이었고, 무엇보다 나 스스로는 이것을 성공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여전히 개혁과 혁신에 배가 고팠고 가야 할 길이 더 많이 남아 있었다.
우리는 대학발전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새로운 10년을 힘차게 달려갈 힘과 지혜와 화합을 쌓았다. 수국도는 여전히 기분 좋게 묘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고, 우리는 한껏 고조되었다. 수국도의 밤이 깊어갈수록 우리의 저력은 배가 되었던 것이다. 그날 이후 아직 10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우리 대학은 방향을 제대로 잡고 승리의 역사를 차곡차곡 쌓아 올리고 있다. 이제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선두에서 가장 먼저 개척해 가는 대학으로서의 명성을 얻고 있다. 나는 수국도의 기가 우리 대학을 여전히 이끌고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