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우의 행복한 도전 46] 인천 지역사회 우뚝 세운 재능대학
[아시아엔=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전 회장, 이해찬 국무총리 비서실장 역임] “재능대학이 어디에 있나요?” 재능대학은 좋은 이름인데 사람들이 전국에 있는 기술 대학 중의 하나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었다. 또 인천에 있는지 서울에 있는지 구분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학교 이름이 1998년 재능대학으로 변경된 후 10년이 넘었으나 아직도 재능대학을 모르는 택시 기사가 많았다. 지역 고등학교 선생님들을 만나도 학생들이 재능대학이 인천에 있는 학교인지를 모른다며 참고해 달라고 했다.
최소한 인천에 재능대학이 있다는 것은 알릴 필요를 느꼈다. 학교 이름을 인천재능대학교로 바꾼 이유이다. 인천 지역 행사에서 유지들을 만나면 “인천재능대학교는 이기우 총장 취임 이후 인천 지역을 위해 많은 봉사활동과 교육 서비스를 실천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나는 지역사회에서 대학의 역할을 책임지는 학교를 표방하겠다고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했다.
“앞으로 10년은 인천재능대학교의 새로운 도전의 역사이자 대도약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인천 지역 대표 대학으로도 우뚝 서겠습니다. 지역 산업 흐름에 적극 부응하면서 산학협력을 강화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습니다.”
이의 일환으로 2009년 전문대학에서 최초로 등록금 동결을 단행하고, 2011년 인천재능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했다. 2012년엔 전례 없는 등록금 5% 인하를 확정하여 재학생의 70%에 해당하는 인천 지역 학생들에게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내가 지역의 인재 활용을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 바로 ‘일-학습병행제’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직업 현장에 뛰어든 직장인들이 일을 하면서 학습을 병행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을 통해 생활을 해결하고 학업의 꿈을 실현할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 학교는 2015년에 전국 전문대학 중 유일하게 일학습병행제 학위연계형 듀얼공동훈련센터로 선정된 후 전자과, 정보통신과, 유통물류경영과, 글로벌호텔외식조리과, 뷰티케어과, 호텔관광과, 항공운항서비스과 등 7개 계약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일학습병행제는 크게 두 단계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직장에 재직하면서 학교에 가서 공부하는 재직자 단계이다. 둘째는 학교에 재학 중이면서 기업에 가서 현장 훈련을 받는 재학생 단계다. 특히 재직자 단계의 일학습병행제는 사업 취지에 맞게 나이, 경력, 학력에 상관없이 함께 일하고 배우며 성장하는 학습 근로자를 배출하고 있어 많은 감동을 전해 준다.
2015년 덕산정보통신회사에 재직하는 일학습병행 1기 고성환 학생은 정보통신과에 입학할 당시 52세의 중년이었다. 학과 대표로서 자신보다 서른 살 정도 어린 학생들을 아버지처럼, 형처럼 이끌어 2년 동안 중도 탈락자가 거의 없이 졸업하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졸업 후에도 후배 학생들을 위해 특강 강사를 하면서 후배들이 성실히 졸업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있다.
또 인천 파라다이스시티호텔에 근무하면서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한 호텔관광과 이예린 학생은 근무 중 진심 어린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여, 고객이 직접 호텔 총지배인에게 칭찬과 감사의 글을 이메일로 보낸 사연은 나를 참 흐뭇하게 했다.
“한 달 전쯤 투숙을 하지는 않았지만 호텔 시설을 이용한 사람입니다. 저희 가족에게 큰 도움을 주신 이예린 직원분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자 이메일을 남깁니다. 그 당시 아이가 제 품에서 구토를 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직원분께서는 그 상황을 발견하고 바닥과 제 옷에 묻은 토사물을 함께 닦아 준 적이 있습니다. 더불어 아이가 급작스럽게 구토를 했다는 상황에 당황하여 많이 울고 있었는데 괜찮다며 아이를 달래 주었을 뿐만 아니라, 혹여나 아이의 속이 좋지 않을까 걱정하여 생수까지 챙겨 주셨습니다. 나중에 호텔을 한 번 더 방문했을 때 저를 알아보고 그때 괜찮았냐며 많이 걱정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호텔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 설명과 함께 아이들과 즐길 만한 시설을 잘 설명해 주어 재미있게 놀고 간 기억이 납니다.”
이에 호텔 회장이 임원과 부서장에게 “초심을 잃지 말고 진정성 있는 친절함을 제공하자”며 인성과 실력을 겸비한 이예린양을 칭찬하여 화제가 되었다.
나는 수시로 학습 근로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일과 학습을 동시에 하는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애로 사항이나 고충이 있으면 기탄없이 이야기해 주세요”라며 우리 학생들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진솔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는 했다.
이제 인천시민들은 인천재능대학교가 어디 있는지 묻지 않는다. 인천 지역 내에 전국적으로 이름 있는 대학, 선택 가능한 대학이 하나 더 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전에는 교직원들이 고등학교 입시 홍보를 가면 문전박대까지는 아니어도 그리 달가워하지 않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시간 약속도 잡아 주고, 심지어 방문 시간에 맞춰 학생들을 모아 함께 진학 상담을 하기도 한다. 대학의 위상을 특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는 고등학교 재학생과 진학 지도 선생님들이다.
이들의 태도가 변한 것은 우리 대학이 이제 ‘인천’을 대표하는 대학으로 변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인천재능대학교라는 이름에 걸맞은 명실상부한 대학이 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정진하고 있다. 지난 전문대학 특성화 사업에서도 우리 모토는 지역사회·산업과 함께 간다는 것이었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올해도 마찬가지다.
인천이 커지면 우리도 커지고, 우리가 커지면 인천도 커진다. 우리는 인천과 함께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