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우의 행복한 도전 47] “전문대가 무슨 CEO 과정?” 편견 깨고 ‘아버지요리대학’ 대성공
[아시아엔=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전 회장, 이해찬 국무총리 비서실장 역임] “인천의 발전이 인천재능대학교의 발전이다.” 내가 평상시 가지고 있는 모토다. 학교 발전은 지역과 함께 가야 한다. 대학이 위치한 캠퍼스 지역이 발전해야 대학도 동반 상승하기 때문이다.
“지역을 위한 봉사활동과 교육 서비스를 실천하여 지역 주민들이 학교에 우호적인 생각을 갖도록 노력해 주세요.” 우리 대학에 부임하면서부터 강조한 말이다. 학교가 가진 시설과 인적 자원을 사회를 위해 내주고 활용하면 자연히 지역사회와 연결이 된다.
내가 2008년 지역 주민을 위해 가장 먼저 한 조치는 학교 도서관을 상시 개방하는 일이었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도서관을 방문하여 도서를 대출하고 열람석을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꾸었다. 3년 만에 1000명이 넘는 주민이 이용하여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2011년 학교 정문 앞에 공공 도서관이 현대식 건물로 개관되어 주민들이 활발하게 이용함에 따라 지금은 학교 도서관을 개방하지 않고 있다. 또 지역 주민에게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에도 앞장서기 시작했다. 2007년부터 지역 내 복지 기관과 협약을 맺고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위해 영재교육원을 출범시켜 영재 교육을 실시했다. 영재 교육 프로그램은 일반 가정의 자녀를 위한 영재 학급과 소외 계층 자녀를 위한 영재 학급 과정으로 나누어 1년 동안 운영되고 있다.
나는 사회적 배려 대상 영재 학급의 수료식에는 2011년부터 한 번도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2019년 2월 수료식에서도 학생 46명에게 한 명씩 직접 수료증을 수여하고 함께 기념 촬영을 하면서 “미래 창조 사회의 인재로서 자신의 역량을 힘써 기르고, 남을 위한 배려와 관심을 가지고 봉사할 수 있는 전인적인 꿈나무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라고 격려했다. 2019년부터는 우리 대학이 위치한 동구청과 함께 지역 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창의 논리 영재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또 지역사회를 위한 공헌 프로그램의 하나로 2012년 사회서비스사업단을 조직하여 그 첫 번째 활동으로 청년사업단을 운영했다. 희망 독서 글쓰기라는 활동으로 지역사회에서 만 4∼12세 아동을 대상으로 독서의 즐거움과 글쓰기의 유익함을 나누는 데 주력해 왔다. 이후 청년사업단은 다양한 계층의 서비스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노인들의 치매 문제를 다루는 노인 인지 기능 향상과 꼬마 작가 만들기 프로젝트로 세분화되어 새롭게 운영되기 시작했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는 2011년부터 약 50개 학교 5300여명에게 우리 학교 10개 학과의 진로 체험 기회를 제공하여 진로 선택에 기여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는 뷰티케어과, 사진영상미디어과 등 특성화 학과를 중심으로 이발과 미용 봉사, 장수 사진 촬영, 독거노인 무선 전등 설치, 장애 가정 및 독거노인 생필품 전달 등 지역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2012년 평생교육원을 설립하여 지역 주민들의 교육에 체계적으로 기여하고자 다양한 인문학 및 교양 강좌를 제공하고 있다. ‘인천을 이야기하다’, ‘인생길 소확행’, ‘티&와인 강좌’, ‘1인 유튜버 양성 과정’, ‘누구나 쉽게 따라 그릴 수 있는 드로잉 강좌’, ‘이미지 브랜딩 컬러 포 유(color for you) 강좌’, ‘사진 아카데미 및 창작 실기 강좌’, ‘시낭송 아카데미 강좌’, ‘문화관광해설사 과정’, ‘보육교직원 보수 교육과정’ 등을 개설했다.
이들 과정은 우리 학교의 관련 학과 교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차별화된 강좌로 자리 잡았다. 그 결과 평생교육원은 인천평생교육진흥원으로부터 인천을 대표하는 ‘인천시민대학’에 3년 연속 선정되었다.
무엇보다도 2015년 개설된 ‘아버지요리대학’은 인천 지역 기업 대표 및 주요 오피니언 리더들이 참여하여 요리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도록 한 특화된 CEO 과정으로 소위 ‘대박’을 친 인기 강좌가 되었다. 현재까지 총 162명이 수료한 가운데 그동안 수강생 중에는 아버지와 딸이 같이 손잡고 수업에 참여하기도 했고, 먼저 참여한 배우자의 추천으로 평생 주방에는 얼씬도 하지 않던 몇 대 독자가 가문에서 최초로 식칼을 만져 본 남자가 되기도 했다.
항상 정장 차림에 근엄한 표정만 보였던 CEO, 군복만 입고 다녔던 군 장성 등이 조리복을 입고 땀을 뻘뻘 흘리며 주임교수의 지시를 받아 파를 썰고, 팬에 올린 고기를 볶는 모습은 부지불식간에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나 역시 아버지요리대학에 1기생으로 참여하여 동기생들과 함께 요리하는 기쁨을 맛보았다.
수강생들도 대학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그동안 1억원을 훨씬 상회하는 대학 발전 기금을 기탁했다. 아버지요리대학 최호선 총동문회장은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S대, K대 등 국내 유수의 경영대학원을 여덟 군데나 다녔습니다. 그중에 제가 다니면서 최고의 보람을 느낀 곳이 바로 인천재능대학교 아버지요리대학이었어요. 26명의 학생이 팀을 짜서 함께 요리를 만들고 만든 요리를 같이 먹어 보는 그 시간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몰라요. 마치 소풍을 온 것 같았지요. 스스로 만든 음식은 또 얼마나 맛이 있던지요. 그렇게 함께 공부한 동기들과 상생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물론 학교 발전 기금을 기부하는 등 인천재능대학교와 꾸준히 좋은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CEO 과정은 4년제 유명 대학에나 개설 가능하다는 사회적 편견을 깬 ‘아버지요리대학’은 인천재능대학교만의 차별화된 강좌로 자리 잡았다.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달려온 우리의 노력은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 재능대학에 왔을 때만 해도 지역 어느 자리에 나가서도 재능대학에 학생을 보내 달라는 말을 선뜻 하지 못했다. 졸업생은 재능대학에 다녔다는 사실을 감추기 바빴고, 교직원들도 재능대학에 재직하고 있다는 말을 자신 있게 하지 못했다. 그런데 재능대학의 교명이 인천재능대학교로 바뀌고 학교가 쑥쑥 성장하고 지역사회와 접촉면을 늘리면서 지역의 대학으로 가치를 인정받게 되자 많은 것이 달라졌다. 이제는 어디서나 당당하게 인천재능대학교에 학생을 보내달라는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먼저 자신이 인천재능대학교 출신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밝히고 나에게 악수를 청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한번은 인천 지역의 유력 인사가 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놀라운 고백을 하는 게 아닌가. “총장님, 이제야 말씀드리지만 제 아들이 인천재능대에 다닙니다.” 그것은 실로 놀라운 변화였다. 나는 그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말했다.
“고맙습니다. 염려하지 마세요. 학교에서 인성과 실력을 갖춘 쓸모 있는 인재로 잘 키우겠습니다.”
very proud of my party, 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