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제주 ‘유네스코 5관왕’ 달성

4·3 사건으로 형무소에서 수감 중인 제주 도민이 가족에게 보낸 엽서. 이번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중 하나로 지정됐다. 제주도 제공

제주4·3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제주도는 11일 프랑스에서 열린 제22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진실을 밝히다: 제주 4·3아카이브(Revealing Truth:Jeju 4·3 Archives)’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프랑스 현지시각 10일 오후 11시 5분(한국시각 11일 오전 6시 5분)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이 2023년 11월 제출한 등재신청서를 유네스코 등재심사소위원회(RSC)와 국제자문위원회(IAC)의 등재권고를 받아 이날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최종 결정했다고 제주도는 전했다.

제주4·3기록물은 진실 규명과 화해의 과정을 담은 1만4673건의 역사 기록을 담고 있다. 군법회의 수형인 명부와 옥중 엽서(27건), 희생자와 유족들의 생생한 증언(1만 4,601건), 시민사회의 진상규명 운동 기록(42건), 정부의 공식 진상조사보고서(3건) 등이 포함됐다.

국제자문위원회에서는 제주4·3기록물에 대해 “국가폭력에 맞서 진실을 밝히고, 사회적 화해를 이뤄내며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조명한다”며 “화해와 상생을 향한 지역사회의 민주주의 실천이 이룬 성과”라고 평가했다.

소설 ‘순이 삼촌’ 작가 현기영(왼쪽 다섯번째)씨와 제주도와 제주4·3유족회 관계자 등이 10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 앞에서 ‘제주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현수막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이날 10일 밤 제주4·3기록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했다.

제주도는 이번 등재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무형문화유산 등에 이번 세계기록유산 등재까지 더해져 ‘유네스코 5관왕’ 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영령들이 얼마나 기뻐하실까? 제주 4.3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되기 8일 전인 지난 4월 2일 제77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일을 하루 앞두고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표석을 찾은 유족이 희생자 넋을 기리고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제주4·3의 아픔을 치유하고 화해와 상생을 이뤄낸 제주도민의 역사적 여정이 세계의 유산이 돼 너무 감사하다”며 “이를 계기로 제주4·3이 담고 있는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의 가치를 전 세계와 함께 나누겠다”고 했다.

오 지사는 “4·3 관련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고, 이를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인권 교육의 살아있는 자료로 활용하겠다”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카이브 구축을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프랑스 파리국제대학촌 한국관에서는 등재를 기념하는 ‘제주4·3 아카이브(ARCHIVES): 진실과 화해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1948년 제주4·3사건 당시 중산간지대로 피신한 제주 사람들 사진. 제주 이 사진은 제주 4·3 기록물 중 하나다. 사진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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