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1936~2025)이 부활절 다음 날인 4월 21일, 88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바티칸 교황청이 발표한 공식 사망진단서에 따르면 교황은 뇌졸중을 일으킨 뒤 혼수상태에 빠졌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심부전으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죽음은 고령 인구가 급증하는 현대 사회에서 뇌혈관 질환과 심장 질환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애 마지막 몇 달 동안 건강 악화를 겪었다. 지난 2월 14일 기관지염으로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고, 이후 양쪽 폐에 심각한 폐렴 진단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전신 염증과 면역력 저하가 심부전 위험을 높였을 가능성이 크다. 폐렴과 같은 감염성 질환은 고령자에게 심장 기능 악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뇌졸중 발생 위험 역시 높인다. 교황은 장기간 병원 치료를 받다가 3월 말 퇴원해 산타 마르타의 집으로 복귀했지만,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는 등 몸 상태는 빠르게 악화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종 하루 전인 4월 20일까지도 미국 부통령과 면담하는 등 업무를 이어가려 노력했다. 그러나 고령자에게 과도한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는 뇌혈관 손상의 촉매가 될 수 있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을 지닌 경우 뇌졸중 위험은 급격히 상승한다. 교황의 경우 사망 당일 새벽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으며, 주치의가 급히 호출됐지만 이동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되어 있었다. 결국 그는 병원 이송 없이 평소 원했던 대로 머물던 집에서 생을 마쳤다.
뇌졸중은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뇌혈관 질환으로, 뇌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거나 뇌혈관이 터지면서 뇌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한쪽 얼굴, 팔, 다리의 마비, 언어 장애, 심한 두통 등이다. 적기에 병원에 도착하여 치료를 받으면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늦어질 경우 사망하거나 심각한 장애를 남길 수 있다. 특히 심부전이 동반될 경우 사망 위험은 배가된다. 이번 교황의 사례처럼, 뇌졸중이 심장기능 저하로 이어지면 치명적인 결과를 피하기 어렵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상생활에서도 심장질환과 뇌혈관 질환을 경계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그는 과거 전임 교황들이 머물던 사도궁 대신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소박한 생활을 택했다. 이동 시에도 대형 차량 대신 소형차를 선호했다. 식생활과 생활 습관에서도 절제를 실천했지만, 고령과 함께 찾아오는 신체적 한계는 피할 수 없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교황이 선종 전날까지도 공식 업무를 이어갔다는 사실이다. 고령자나 만성질환을 가진 이들은 컨디션이 악화될 때 무리한 활동을 삼가야 한다.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거나 심박수에 이상이 생길 경우 뇌혈관에 무리가 가해져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 꾸준한 건강관리뿐 아니라 증상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다.
교황의 마지막 행보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집에서 고통 없이 세상을 떠나고 싶다’는 평소의 바람이 실현됐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의료계에서 강조하는 ‘웰다잉(well-dying)’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 과도한 연명치료 대신 환자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고, 가능한 한 자연스럽고 평온하게 삶을 마감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에 장례와 묘지에 대한 구체적인 뜻까지 정리해 두었으며, 성 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성모 마리아 대성당에 소박하게 안장되기를 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죽음은 인간의 생명과 건강, 그리고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남겼다.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그의 마지막 길은 뇌졸중 예방의 중요성, 만성질환 관리의 필요성, 그리고 존엄한 죽음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압과 혈당을 철저히 관리하고, 흡연과 과도한 음주를 피하며, 꾸준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증상이 의심될 경우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하고, 가능한 한 빨리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평소 가족과 본인의 생명에 대해 충분히 대화하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의료적 결정도 함께 고민해둘 필요가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랑과 겸손, 소박함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지만, 그의 마지막 순간 또한 우리 모두에게 건강하고 존엄한 삶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