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농부 특별기고] 조광피혁의 쥐꼬리 배당 원인은?

30일 급락 출발했던 코스피가 등락 끝에 약보합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61포인트(0.04%) 내린 1717.12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 연합뉴스>

[아시아엔=박영옥 주식농부, 스마트인컴 대표] 필자는 조광피혁에 2006년부터 투자해왔다. 2011년에는 5% 이상 취득해 공시했고, 지금은 개인지분만 75만1995주로 11.31%를 보유중이다. 개인주주로는 1대주주로 이연석 대표이사의 지분(72만6680주)보다 많다. 흔치 않은 사례다.

혹자는 1대주주라면 가만히 있어도 회사의 내부정보가 귀에 흘러들어 오고 회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사사건건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필자는 분명 조광피혁의 1대주주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단지 할 수 있는 건 지배주주에게 읍소하는 것뿐이다.

필자가 5% 이상 취득 공시한 2011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9년 동안 회사는 2011년과 2016년 단지 두해에만 배당을 했다. 그것도 주당 100원뿐이었다. 당시 보유한 지분을 감안하면 필자가 9년 동안 취득한 배당금은 고작 1억900만원이다. 투자자로서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인 결정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회사가 언젠가는 필자 같은 투자자 마음을 이해해줄 거란 생각에 한발 양보했다.

그 사이 필자보다 보유주식도 적은 이연석 대표는 회사를 경영한다는 이유로 연봉을 받아갔다. 얼마나 가져갔는지 보면 기가 찰 노릇이다. 2012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미등기임원으로 변경했다. 당시 연간 5억원 이상 연봉을 받는 상장사 등기임원은 의무적으로 보수를 공개해야 했는데 이를 피하기 위함이었다. 이렇게 숨어버리니 얼마나 가져갔는지 추정만 가능할 뿐이었다. 그 후 2019년부터는 금감원 공시 서식 기준 변경으로 미등기임원도 보수를 공개해야 했는데, 이연석 대표 보수가 공개됐다.

2018년 한해에만 월 1억원씩 총 12억원을 받아갔다. 2019년에도 마찬가지로 월 1억원씩 받았다.

자, 여기서 생각할 것이 있지 않은가? 10년 넘게 투자해온 투자자에게는 이제껏 그 사이 1억900만원을 주고 지배주주는 월 1억원씩 가져가는 게 과연 상식적인가? 그럴 거면 왜 상장했는가? 비상장으로 남아 있었다면 사측의 이런 비상식적인 행동에 피해보는 선량한 투자자도 없었을 텐데 말이다.

이런 비상식적인 행동 때문에 잠재적 투자자도 등을 돌릴 수밖에 없고, 회사는 과거보다 더 건실해졌는데 주가는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이런 상황을 회사가 바라고 있는 건 아닐까?

회사는 배당을 줄 여력이 충분히 있었다. 지금은 더 그러하다. 회사는 꾸준히 성장하여 자사주 46%와 투자자산 1745억원, 그리고 당좌자산 528억원이 있다. 본연의 사업에서는 순이익이 적게는 100억원 많게는 200억원이 된다. 투자수익을 포함하면 더 많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이익금의 30%를 배당을 통해서 성과를 공유하자는 얘기가 과연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단 말인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하락할 때 필자는 “투자한 기업이 어려울 때 투자하는 것이 투자자의 사명“이라는 생각으로 투자를 했다. 그래서 주가는 위기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있을 수 있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투자자를 만난 걸 좋아해야 하는 회사가 오히려 불만이다. 이번 기회에 자사주를 싸게 못 사서 불만이고, 상속・증여의 기회를 못 살려서 불만이다.

그렇다. 회사의 목표는 상속・증여를 하든 자사주를 사든 장내에서 직접 매입하든, 결국 이연석 대표의 지분율을 높이는 것이다. 회사의 내부유보금은 단지 지배주주의 지분율을 높이기 위한 재원일 뿐이다. 주가가 떨어지는 시기가 와야 곳간에서 그 재원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한다. 투자자는 안중에도 없다. 그들에게는 투자자가 주인이 아닌 손님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 위기를 벗어나게 노력한 필자의 상식적인 행동이 눈엣가시로 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세상사 각자 이익은 충돌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본인들 배만 채우는 행위는 상도에도 어긋날 뿐더러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필자의 경험상 반드시 그렇다. 투자자는 적이 아니고 동업자이자 동반자다. 반대선상에서 서로 물어뜯고 할퀴는 존재가 아닌, 같은 곳을 바라보며 서로 배려해야 하는 존재다.

필자는 살아오면서 공생공영(共生共榮) 길을 찾으려 했다. 그 길이 항상 옳고 더 멀리갈 수 있다는 걸 알기에 더욱 그러했다. 이번에도 그 길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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