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젊음과 장수의 비결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인간의 수명은 도대체 얼마일까? 오래 전 98세를 일기로 열반에 드신 어느 도인과 대화를 한 적이 있다. 그 도인께서는 130세까지 사시겠다고 했다. 그래서 필자가 한 마디 여쭈었다.“130세까지 사시겠다면, 지금 따르는 젊은 제자들이 다 떠나고 나면 무슨 재미로 살아가실까요?” “음, 따로 할 일이 있어 오래 살아야지!”
무슨 할 일이 그렇게 많아 오래 사시려 하셨을까? 130세까지 사시겠다는 것은 욕심이고, 한풀이며, 역리(逆理)가 아닐까?
일찍이 소태산(少太山) 부처님께서는 천지에는 ‘도(道)와 덕(德)’이 있으니, 우주의 대기(大機)가 자동적으로 운행하는 것은 천지의 도요, 그 도가 운행함에 따라 나타나는 결과는 천지의 덕이라 하셨다. 그 천지에는 여덟 가지 도가 있어 만사를 주재(主宰)하는 것이다.
첫째, 지극히 밝은 도다. 법신불(法身佛) 일원(一圓)의 진리가 천지를 통해서 지극히 밝게 나타나는 소소영령(昭昭靈靈)한 천지의 식(識)이 있는 것이다.
둘째, 지극히 정성(精誠)한 도다. 천지는 무한생명의 기운으로써 만물을 생성하고 화육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주대자연이 조금의 착오도 없이 시종일관(始終一貫)하고 지성불식(至誠不息)으로 운행하기 때문이다.
셋째, 지극히 공정(公正)한 도다. 진리가 천지를 통해서 지공무사(至公無私)하고 원만평등(圓滿平等)하게 나타나는 모습을 말한다.
넷째, 순리자연(順理自然)한 도다. 진리가 천지를 통해서 나타날 때, 무위이화(無爲而化) 자동적으로 지극히 합리적이고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작용함을 말한다.
다섯째, 광대무량(廣大無量)한 도다. 천지 자체는 그 범위와 크기가 끝이 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국한 없이 크고 넓어서, 무엇이나 다 덮어주고 실어주며, 감싸지 않음이 없음을 말한다.
여섯째, 영원불멸(永遠不滅)한 도다. 법신불 일원의 불생불멸한 측면에 역점을 둔 우주관이다. 우주의 대기(大機)는 응연(凝然)하여 원래 생멸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일곱째, 길흉(吉凶)이 없는 도다. 천지는 응용무념(應用無念)으로 하염없이 순리자연(順理自然)하고 공정무사(公正無私)하게 길이 돌고 돌 뿐이요 길흉이 따로 없다.
여덟째, 응용(應用) 무념(無念)한 도다. 천지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에게 한없는 생명의 힘을 주어 살게 하는 생명의 원천이다.
이 천지팔도에 순응하면 이를 순리라 하고 거슬리면 역리인 것이다. 순리는 순조로운 이치, 질서 있게 진행되는 이치다. 그리고 도리(道理)에 순종하는 것이다. 이 도리에 따라 인생은 생로병사를 겪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죽을 때가 되면 당연히 죽는 것이 순리다.
그런데 인간의 수명이 얼마나 되는가 하는 논의는 예로부터 있어왔다. 성경 창세기 6장 3절에는 120세로 나온다. 통계청에서도 현재 기대수명이 91세라고 발표했다. 그런 것을 보면 인생 백세시대가 온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육체적 연령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정신적인 젊음이 아닐까?
정신과 의사들은 “마음이 청춘이면 몸도 청춘이 된다”고 한다. 확실히 ‘늙음’은 나이보다도 마음의 문제인 것 같다.
130세까지 오래 사는 것이 장수가 아니다. 목숨은 진리에 맡기는 것이다.
그 도인분께서 꼭 130을 채우고 죽겠다기보다는 그냥 별 뜻 없이 130살까지 살꺼야! 라고 말하신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드는건 저 뿐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