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과 경찰③] 권총 무게 1kg 남짓하나 감촉 무거워···”생명이 걸려있기 때문”

[아시아엔=김중겸 전 경찰청 수사국장, 치안발전포럼 이사장] 전 세계 237개 국가 중 232개 국가의 경찰관이 권총을 지급받아 휴대한다. 경찰관의 순찰이나 형사의 범인검거와 같은 일상근무 때 권총을 찬다.

또한 업무 종류와 위험도에 비례하여 권총 외에 다른 무기도 소지한다. 산탄총, 소총, 기관단총, 고무탄알 또는 플라스틱탄알 총 등이다.

미국의 총기소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이다. 누구나 총 갖고 있다. 총을 자기방어 위해 쏜다.

경찰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방심하거나 잘못 대처하기도 한다. 매년 50명 정도 총에 맞아 순직한다.

미국경찰은 창설 때부터 권총을 휴대한 건 아니다. 남북전쟁 끝난 1865년 이후 전쟁터 무기가 시중으로 흘러들었다. 총기사용 범죄가 만연해졌다.

10년 넘게 경찰관의 무기휴대가 논의됐다. 1887년 1월 1일에야 뉴욕시경은 처음으로 권총을 지급했다. 32구경 콜트 리볼버였다.

미국경찰의 과거 발포기준은 범인이 도망 가면 비무장이라도 쏜다는 fleeing-felon rule이다. 아직도 이에 따른 타성이 잔존한다.

현재기준은 경찰관 자신이나 타인의 생명을 방어하기 위해서만 쏘라는 것(defence-of-life standard)이다. 잘 안 지켜진다. 과잉대응 소리 듣는다.

영국 외에 네 국가는 총 안 갖고 일한다

①노르웨이의 순찰경찰관은 지급된 무기를 휴대하느냐 하지 않느냐를 본인이 판단한다. 그 결과 거의 휴대하지 않는다. 무기는 장전하지 않은 상태로 순찰차에 봉인해 비치하거나 경찰서 무기고에 보관한다. 사용할 경우에는 순찰 책임자의 사전허가 받아야 한다.

②아일랜드의 경우 제복경찰관은 무기를 휴대하지 못한다. 따라서 쏠 권한이나 기회도 없다. 긴급대응부대(emergency response unit)나 대테러부대에게만 총기가 지급되고 사용케 한다. 이들은 일반경찰과는 다른 유니폼을 입게 하여 구별한다.

③아이슬란드의 경찰관은 신임교육과정에서 총기사용에 대한 교육훈련을 받는다. 지급은 하지 않는다. 특별대응부대(special response unit)만 총기를 휴대하고 사용한다. 일반경찰관을 지원한다.

➃뉴질랜드의 경우 순찰경찰관은 무기를 휴대하지 않는다. 총기사용현장에는 특별무장경찰대가 출동한다. 공항경찰대와 고위인사경호대는 무기를 갖고 근무한다. 경사 이상, 범죄수사대, 경찰견부대는 무기가 지급되지만 휴대는 금지하고 있다.

경찰차량 안의 총기보관함(gun cabinet)에 넣어 자물쇠를 채워두어야 한다. 상황이 발생하면 지휘관의 지시에 따라 꺼내 사용한다.

이들 네 국가 역시 비상시 방어용으로 사용한다. 치안통제방법 중 제일 마지막 물리력이 총이다.

경찰업무는 총(gun)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영국경찰관들은 경찰의 일이란 존경과 동의(respect와 consent)로 한다는 믿음이 강하다. 계급 높은 현장지휘자나 관리자가 더 그렇다.

오래 된 통계지만 2006년 “근무위험도는 예전에 비해 높아졌는가?”라는 물음에 경찰관의 57%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또 “총기를 휴대해야 하지 않는가?”는 질문에 82%의 경찰관이 반대했다. 총기 메고 다닌다고 해서 흉악범죄가 줄어든다는 데는 회의적이다.

민간인의 43%는 총기사용권한이 부여된 경찰관(AFO)의 증원을 요구했다. 더 많이 순찰하고 눈에 띄어야 한다고 했다.

42%는 반대였다. 현재 치안상태에 만족하는 건 아니나 이 정도면 괜찮다는 것이다. 무기사용을 확대하여 경찰관을 위험에 빠트릴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군이 사용하는 총과 경찰이 휴대하는 총

영국에는 무기를 상시 휴대하는 법집행기구가 몇 있다. 특수중요시설을 관리하는 조직이다. 국방부 경찰(Ministry of Defence Police)은 군 시설을 경비한다. 원자력발전소 경찰(Civil Nuclear Constabulary)은 원자력 관련시설을 보호한다.

테러 빈발지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Belfast) 항의 Harbour Police와 공항의 Airport Police다.

이들 역시 제압용이자 방어용이다. 살상용이 아니다. 이 점에서 경찰무기는 군무기와 다르다. 군인은 상대방 즉 적을 죽여야 내가 산다. 그래야 나라도 지킨다. 무기휴대목적 자체가 적 죽이기, 살인인 것이다.

경찰은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안전확보를 위해서 존재한다. 상대방은 적이 아니다. 범죄자이지만 같은 사회에서 같이 살고 있는 사람이다.

이런저런 설득과 강제로도 안 될 경우 최후수단이 총 쏘기다. 권총무게야 1kg 조금 넘는다. 감촉은 무겁다. 생명이 걸려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