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형법범 작년 75만건으로 2002년 대비 3/4 감소···원인은?

일본 형사범죄 추이

[아시아엔=김중겸 전 경찰청 수사국장, 치안발전포럼 이사장] 일본의 형법범은 2002년에 피크였다가 그 이후 계속 줄어들어 2019년에는 74만8550건이 됐다. 이는 정점에 이르렀던 때의 285만3739건에 비하면 72.2%나 감소한 수치다.

원인은 무엇인가? 범죄의 증가와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길거리 범죄(가두범죄, 街頭犯罪)가 급감했다는 점이다.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났는가?

가두범죄는 범죄 대상이나 수법을 알기 쉽다. 따라서 방범대책을 세우기도 어렵지 않다.

범죄감소 원인 ①은 가두범죄 대책에 있었다. 당시 유행처럼 횡행했던 범죄가 자동판매기 털기였다. 경찰은 업계와 협력해 대책에 나섰다.

발길질만 해도 동전이 우르르 쏟아지던 자동판매기였다. 대폭 개선해 견고한 신제품이 출시됐다. 동전이나 지폐를 훔쳐가지 못하도록, 또한 상품진열 부분을 파괴하여 꺼내가지 못하도록 제작했다.

이와 더불어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자동차 내부 비품에 대한 방범장비의 보급에도 주력했다. 이로 인해 관련 절도가 줄어들었다.

범죄감소 원인 ②는 인구구성 변화다.

흉악범죄는 왜 줄어들었는가? 특히 살인을 비롯한 폭력범죄는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일어난다. 다양한 감정의 알력에 의해 가정, 직장, 이웃에서 발생한다. 경찰의 방범활동에 의해 해결되는 영역이 아니다.

이는 아이를 하나만 낳는 저출산(低出産) 소자화(小子化)의 영향이다. 범죄핵심 연령대는 30세 미만의 젊은층이다.

이 인구가 감소하면 범죄도 감소한다. 소자고령화(小子高齡化)가 진행되면서 범죄도 줄고 있다.

범죄감소 원인 ③-1은 범죄개념의 공감대 형성이다.

가두범죄 감소에는 경찰의 방범대책과 순찰활동이 주효했다. 그러나 중요한 요인이 또 있다. 두 측면이 존재한다. 하나는 범죄라는 사실행위에 대한 규범평가의 일치다.

범죄 그 자체는 객관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특정한 행위를 인간이 형법이라는 가치기준에 비추어 범죄라는 라벨을 붙이는 인공적 개념이다.

사람을 죽이는 행위 하나만 보더라도 전쟁, 긴급피난, 정당방위는 살인이 아니다. 절도도 피해자가 신고하지 않으면 죄가 되지 않고 만다.

사회가 진보하면서 범죄에 대하여 거의 같은 인식, 시각, 견해를 공유하게 된다. 이것은 죄고, 저것은 죄가 아니라는 죄의식의 일치다.

이것이 범죄에 대한 공통의 위험의식과 자기억제를 생성시킨다. 물론 처벌감각에는 차이가 있다.

범죄감소 원인 ③-2는 방범의식의 행동화다.

또 하나는 이 위험의식과 자기억제가 초래하는 측면이다. 안전욕구로 인하여 자위방범 의식이 한층 높아진다. 그리고 행동으로 이어진다. ‘안전=안심’이라는 슬로건을 만들어 낸다. 의식과 행동이 강화된다. 방범의식은 다름 아닌 범죄에 대한 경계심이다.

경계심은 불안감을 동반한다. ‘왜 내 뒤를 따라 오지? 강간범임이 틀림없어. 옷차림이 험하구먼. 혹시 도둑 아냐?’ 방범의식이 작동한다.

방범의식은 불안감->경계심->불신감으로 이어진다. 인간상호 간의 신뢰를 손상시킨다. 잘 아는 사람이 언제 늑대로 표변할지 몰라 불안해한다.

이 정도의 경계의식은 병이 아니다. 건강한 사람의 건전한 방범의식이다. 이 의식이 행동으로 이어져 범죄 전반을 감소시키고 있다.

방범의식-방범행동에 과학기술이 접목되면 범죄는 더욱 감소한다. CCTV와 같은 IT기기에 의한 예방에 검거가 부가되어 안전이 향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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