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인식’ 발달, 네살 때 잃은 아이 찾을 수 있다

안면인식 기술 발달로 과거의 나를 찾을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

[아시아엔=김중겸 치안발전포럼 이사장, 전 경찰청 수사국장] 60년대 초반 내 중학교 시절 우리 집은 서울대 뒤 이화동에 있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 거처였던 이화장 근처였다. 학교는 광화문에서 서대문 가는 길목의 신문로에 있었다.

같은 반 동준이가-아, 미국 이민 가서 교통사고로 젊은 나이에 세상 떴는데-자기 집에서 같이 지내자 했다. 동준이네 집은 명동에 있었다.

명동에서 학교까지는, 이화동에서 학교까지의 1/3 정도 거리다. 우리 집에서는 2원50전 주고 버스나 전차 타야 했다. 물론 이 돈으로 빵 사먹고 걸어 다녔다.

동준이 집에서 시청이나 덕수궁 길 거쳐 학교에 갔다. 좋은 건 가깝기도 했지만, 집에 TV 있고, 근처에 빵집 태극당이 있다는 점이었다. 동준이 누나들 용돈으로 자주 갔다.

동네 통장이나 반장 집에나 있던 텔레비전! 이제는 CCTV로도 진화해 범죄해결의 주요 수단이다.

백색전화

동준이네 집에 백색전화도 있었다. 사고파는 전화였다. 청색전화는 사고팔지 못했다. 중학생이 뭐, 전화 쓸 일 있나. 그러나 부자의 상징 전화는 자랑거리였다.

동서독이 막 통일된 후 구 공산권국가를 방문했다. 공통현상은 서구의 디스코텍 유행이다. 젊은 남녀가 미쳐 돌아갔다.

또 하나는 무선전화! 우리에게는 없었다. 부쿠레슈티, 모스크바, 포츠담 등 어디에나 무선전화가 있었다.

모스크바 5층 아파트, 낡았다. 한 15평 될라나. 전기곤로에 주전자 올려 끓인 물로 커피 내놨다. 커피포트 없었다.

무선전화가 있었다. 군대의 무전기 기술을 민생용으로 개발했단다. 아, 군부대에 커피포트는 많이 쓰지 않는다. 무전기는 지천에 널려 있다. 민간에도 보급했구나!

1990년대 중반, 도쿄근무 때 무선호출기 “삐 삐” 울린다. 액정의 ‘8200’=‘약속장소 도착했다“는 뜻이다. ‘2626’=‘약속장소로 간다’고 답장한다.

지금 우리는 그런 무선통신기가 아니다. 핸드폰이다. 통화, 메시지, 촬영, 녹화 등등 기능이 다양하다. 사건해결에 다양한 단서-증거를 제공한다.

나날이 발달하는 안면인식 기술

얼굴=안면(顔面)=facial recognition 기술. 요원(燎原)의 불길이 되고 있다. 편리하기 때문이다.

지문, 홍채(虹彩, iris), 정맥인식(vein recognition)을 능가하고 있다. 이들은 일단 장치에 갖다 대야 한다. 대면 접촉식(對面 接觸式)이다.

번거롭다. 안면인식 기술은 당사자와 대면할 필요가 없다. 내가 언제 찍혔는지도 모른다.

CCTV, 드론(drone), 또는 로봇(robot)이 찍은 얼굴, 데이터베이스의 워치리스트(watch list)와 대조만 하면 된다.

중국 길림성 장춘역. 명물 경찰관이 역구내 순찰한다. 이름은 대백(大白, 다바이) 차세대 통신 5G로 운용한다.

CCTV는 고정돼 있다. 촬영에 한계가 있다. 다바이는 그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 여기저기 골고루 돌아다닌다.

안면인식 시스템으로 사람들을 다 촬영한다. Wi-Fi를 통해 전송. 수사팀에서 동화(動?) 저장한다. 나가고 들어오는 지명수배자 검색한다.

기특하게도 다바이에게는 서치기능이 있다. 수배자 얼굴 기억했다가 나타나면 즉각 확인해 경찰센터에 통보한다.

행방 불명자도 찾을 길 있다

경찰에 백번 얘기해 봐야 답은 뻔하다. “여기 보시오. 몇 명이나 있나. 저 벽 보시오. 사진이 몇 장인가. 손이 없소, 손이.”

관청이 그러니 다른 방법 찾는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이고 자력구제(自力救濟)다.

신문, 라디오, TV 광고 낸다. 곳곳에 현수막 건다. 아버지는 전국 방방곡곡으로 찾으러 다닌다. 10년, 20년···. 죽어야 끝난다.

중국은 검색사이트 백도(百度, 바이두)가 이 일 대행해준다. 사람찾기 서비스다.

안면인식 기술 이용한다. 실종 전 사진과 신분 및 인체에 관한 사항을 등록하면 된다.

1994년 행불된 네 살 짜리 아들. 아버지 네 살 때 사진과 대조한 상사도(相似度) 53.5%, 아버지 현재 사진과의 상사도 42.95%로 시작했다.

여기에는 연령가산(年齡加算) 기술이 적용됐다. 표정, 채광 등 노화요소를 고려한다.

47명의 얼굴 추려냈다. 양해를 얻어 DNA 제공받았다. 유전자계도(genetic genealogy)로 아버지의 DNA와 대조, 드디어 아들 찾아냈다. 3년간 1만명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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