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4/24] 필리핀-쿠웨이트 ‘가사도우미 구출작전’ 갈등 고조·로힝야로 곤욕치른 수치, 아세안 정상회의 첫 불참

[아시아엔 편집국] 1. 중국 ‘성차별’ 구인 만연…알리바바, 미녀직원 앞세워 인재 찾아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인재를 모집하는 데 미모의 여직원들을 활용해 옴. 지난 1월 알리바바의 공식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에서는 도발적인 자세를 취한 여직원들의 사진들과 함께 “그들은 당신의 동료가 되길 원한다. 당신 역시 그걸 원하는가”라고 묻고 있음. 이 포스트는 2013년에 처음 게시된 뒤 계속 유지돼왔음.
– 이처럼 중국 구인광고에서는 성차별적인 요소가 여전히 넘치고 있다고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23일 보고서를 통해 밝힘. HRW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중국 내 3만6천개 이상의 구직 광고를 살펴본 뒤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전함. 사기업은 물론 정부기관의 홈페이지나 소셜미디어에서조차 “남성만 모집한다”거나 “남성을 우대한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밝힌 내용을 흔히 찾아볼 수 있음.
– HRW는 “알리바바와 바이두, 텐센트와 같은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IT 기업조차 여성들을 이용해 인재 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 HRW 중국 책임자인 소피 리처드슨은 “성차별적인 구인 광고들은 중국 기업들 사이에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는 시대착오적 고정관념에 영합하고 있다”고 비판.
–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공무원 구인광고의 19%는 “남성 우대”라거나 “남성에게 적합”이라는 글을 포함. 지난해에는 공무원 구인광고의 13%가 남성에게만 문을 열어놓은 것으로 조사. 여성만을 뽑는 구인광고는 종종 신장이나 몸무게, 피부 등에 제한을 두기도 함. 또 일부 고용자는 아이들을 둔 기혼여성만을 찾고 있음. 임신이나 결혼 때문에 자리를 비우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

2. 추락하는 아베…우익 산케이 조사서도 지지율 6.7%P 급락
– 사학 스캔들과 고위 관료의 성희롱 스캔들 등으로 연일 난타를 당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내각의 지지율이 극우 성향이 강한 산케이신문의 여론조사에서도 급락. 24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이 신문이 21~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이전 조사(3월10~11일) 때보다 6.7%포인트 하락한 38.3%.
–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이전보다 10.3%포인트나 증가한 54.1%를 기록했다. 이 신문의 조사에서 내각 이런 ‘비지지율’이 50%를 넘은 것은 자민당이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참패한 작년 7월 이후 처음. 응답자의 82.4%는 가케(加計)학원 스캔들과 관련한 아베 정권의 해명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고 답함.
– 아베 총리의 미일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높이) 평가할 수 있다”(42.4%)는 대답보다 “평가할 수 없다(부정적으로 평가한다)”(49.6%)는 응답이 더 많음. 아베 총리는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오는 9월의 자민당 총재선거 레이스에서도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과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자민당 수석부(副)간사장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임.
– 차기 자민당 총리에 적합한 인물을 묻는 질문에 이시바 전 간사장이 25.7%를 기록했고 고이즈미 수석부간사장은 24.4%로 뒤를 이음. 반면 이전 조사 때 1위였던 아베 총리는 9.1%포인트나 하락한 20.9%로 3위에 추락.

3. 필리핀-쿠웨이트 ‘가사도우미 구출작전’ 갈등 고조
– 쿠웨이트에서 필리핀 대사관 직원 등이 학대받는 자국 가사도우미를 구출하는 작전을 편 것과 관련해 양국의 외교갈등이 점차 고조. ‘사막의 구출’이라는 작전명을 붙인 이 일은 필리핀 외교부가 쿠웨이트에 신속 대응팀을 급파해 지난 7일부터 2주간 집주인에게 학대받는 필리핀 가사도우미 26명을 탈출시킨 것. 현지 필리핀 대사관 직원이 가사도우미 탈출을 돕는 장면이 찍힌 영상이 SNS를 타고 확산하면서 외교 문제로 비화.
– 쿠웨이트 외무부는 지난 20일 레나토 빌라 주쿠웨이트 필리핀 대사를 불러 경위를 따지고 항의 서한을 전달. 이어 쿠웨이트 경찰이 가사도우미들에게 주인집에서 탈출하라고 설득한 필리핀인 2명을 체포했다고 현지 언론이 22일 쿠웨이트 내무부 성명을 인용해 보도. 체포된 이들에게 어떤 법이 적용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음.
– 이에 대해 알란 피터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은 23일 “우리가 왜 필리핀 노동자를 직접 구출했겠느냐”면서 “필리핀 노동자들의 생사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고 일간 필리핀스타가 24일 보도. 조지프 빅토르 에헤르시토 필리핀 상원의원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은 모든 공무원, 특히 외교관의 의무”라고 강조.
– 쿠웨이트에는 현재 26만명 이상의 필리핀 노동자가 있으며 이들 가운데 대다수는 가사도우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2월 쿠웨이트에서 레바논-시리아인 부부에게 살해된 뒤 1년 넘게 아파트 냉동고에 보관돼 있던 필리핀 가사도우미 시신이 발견되자 쿠웨이트로 가사도우미 송출을 금지.

4. 로힝야족 문제로 곤욕치른 수치, 아세안 정상회의 첫 불참
– 로힝야족 ‘인종청소’를 묵인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 속에 지난달 호주-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에서 곤욕을 치렀던 미얀마의 실권자 아웅산 수치가 아세안 정상회의에 불참. 2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은 오는 28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가하지 않기로 함.
– 수치가 아세안 정상회의에 불참하는 것은 집권 후 처음. 2015년 총선에서 압승했으나 군부가 제정한 헌법 때문에 대통령이 되지 못하고 국가자문역이라는 직책을 신설하고 외무장관직까지 겸직하면서 실권을 행사해온 수치는, 지난 2016년 라오스, 지난해 필리핀에서 각각 2차례씩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 개근.
– 미얀마 정부 대변인은 수치의 정상회의 불참 사유에 대해 언급하지 않음. 다만, 외교가에서는 지난달 호주에서 열린 호주-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로힝야족 문제로 곤욕을 치른 것이 이번 정상회의 불참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옴.
– 당시 시드니 시내에서는 시위대가 수치 자문역을 독일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로 묘사한 표지판을 들고 1991년 수치에 주어진 노벨평화상을 박탈하라는 시위를 벌임. 일부 변호사들은 수치 국가자문역을 인권범죄 혐의로 법정에 세우기 위한 ‘사인소추'(私人訴追)를 추진했으며,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수치 면전에서 로힝야족 문제를 거론하기도 함.

5. UAE, IS가 파괴한 이라크 모술 명물 모스크 복원 지원
–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파괴한 모술의 명물 알누리 대모스크를 복원하는 사업을 지원한다고 23일(현지시간) 밝힘. UAE 문화부는 이날 이 사업을 추진하는 유네스코에 복원 기금 5천40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하고 이라크 정부와 함께 바그다드에서 기념식을 염.
– 유네스코는 앞으로 5년간 IS가 파괴한 이라크의 대표적인 역사도시 모술의 고대 유물과 유적, 구시가지의 문화유산을 복원하는 ‘모술의 정신 되살리기’ 사업을 진행. IS는 2014년 6월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을 점령해 최대 근거지로 삼아 마치 정부처럼 통치. 이라크군은 2016년 10월 이라크군이 모술 탈환 작전을 개시해 이듬해 7월 완전히 이를 되찾음. 이곳에서 버티던 IS는 지난해 6월 하순 전세가 막바지로 기울자 알누리 대모스크를 폭파.
– 알누리 대모스크는 2014년 6월 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을 맞아 설교자로 나와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곳. 그의 설교 직후 IS는 ‘칼리파 제국'(이슬람 초기 시대의 신정일치 체제) 수립을 선포. 12세기 후반 처음 축조된 유서 깊은 종교시설로 여러 차례 개축과 보수를 거침.
– 이 모스크의 명물이자 모술의 대표적인 유적이었던 높이 45m의 기울어진 미나렛(첨탑)도 함께 파괴. 이 첨탑은 이라크의 지폐에 인쇄됐을 만큼 상징적인 유적. IS는 2014년 6월10일 모술을 장악한 뒤 요나 교회, 모술 박물관 소장 유물, 다니엘 묘 등 귀중한 사료를 파괴하는 만행을 저질러 국제 사회의 지탄을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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