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美방문 소련 흐루쇼프 숙박 화장실 ‘1급 비밀시설’로 지정한 까닭

니키타 흐루쇼프 <사진=위키피디아>

[아시아엔=김중겸 전 경찰청 수사국장, 전 청와대 치안비서관] 화려하고 웅장하기로 유명한 모스크바 지하철은 KGB 요원들의 정보수집 텃밭이었다.

모스크바?지하철은 1937년 개통됐다.?건설공사 책임자는 모스크바 시 공산당 제2서기 흐루쇼프였다.?스탈린으로부터 그 공을 인정받아?제1서기로 승진했다. 스탈린?측근이 돼 출세가도를 달렸다. 모스크바 지하철역은 화려하고?웅장하다.?공산주의 발전을 과시하는 진열장이었다.?요금도 쌌다.?소련이 무너지기 전까지는?5코펙(60원)이었다.?그런데 지하철 구내에 화장실이 없었다.

모스크바 지하철은 배설물 처리가 문제였다가 2015년?9월?21일에서야 드디어 해결됐다.?하지만 붉은 광장에서?3km?떨어진 프로스페크트 미라역 딱 한 군데뿐이었다. 196개 역 중에 단 한곳. 그래도 무료에 최신식이다.?교통카드 대면 문이 열린다.?물건 놓고 나오면 바로 벨이 울려 가져가라고 알린다. 15분 이상 앉아 있으면 역시 알람이 울린다.

재미있는 것은 이 화장실이 첩보수집 대상이 됐다.?사람들은 곧잘 화장실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한다.?그 속에 비밀이 오간다.?담당 정보요원은?15분마다 칸 바꿔가며 정보를 수집했다. 이게 바로?lavatory intelligence( LAVINT)?즉 화장실 정보수집이다.?이와 유사한 게 몇 있다.?소문 속에서 정보 건지는?‘rumor intelligence’(RUMINT)도 그 가운데 하나다.

밤늦게 갑자기 백악관이나 국무성 또는 국방성,?정보기관에 피자 배달차량이 몰려간다.?야근할 일 생겼다는 얘기다.?세계 어느 곳에선가 미국이 신경 쓸 일 발생했다는 증좌다.

각국의 정보요원이나 외교관들은?부랴부랴 사무실로 되돌아간다.?본국에 무슨 일 터진 거 같다고 제1보를 띄운다. 이른바 ‘pizza intelligence’(PIZZINT)다.

1959년 흐루쇼프가 미국을 방문했다. CIA에서 흐루쇼프가 숙박한 곳의 화장실을?1급 비밀시설로 관리했다.?아무나 손대지 못하게 했다.?매일 수시로 소변과 대변을 채취했다. 대소변 검사 결과로는 지병이 많았다.?그런데도 저렇게 왕성하게 움직이다니 이상하다.?오래 못 살 거라 했다. 10년 더 살았다. 77세에 죽었다.

여기서 잠깐 세계 지하철 역사를 살펴보자.

세계 최초 지하철은? 1863년 개통된 런던 지하철이다. ‘underground’라고 불린 이 지하철은?좌석에 팔걸이가 있어 편안했다.?담배를 피울 수 있는 흡연차도 운영했다. 간접흡연도 차단하고 애연가 사랑도 받았다.

편하기는?1900년 개통한 파리?메트로가 으뜸이었다.?유럽대륙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와?오스트리아 빈 다음으로 세번째로 개통됐다.?베를린과 함부르크가 뒤를 이었다.

아메리카 대륙의 첫 지하철은 1897년 개통된 보스턴이다.?뉴욕?서브웨이(subway)는?1904년 달리기 시작했다.?한때 범죄의 소굴이었다.?차량 안팎이 낙서로 뒤덮이고 강도와 살인도 다발했다.

1994년 범죄와 살인의 도시 뉴욕시장에 당선된 루돌프 줄리아니는?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도둑이 들어오고 강도도 발생한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토대로 치안대책을 실천했다.

낙서를 하거나, 담배꽁초를 버려도 체포했다. 노상방뇨와 교통신호 위반도 붙잡았다. 사소한 걸 엄격하게 처벌하는 전략?‘무관용’(zero??tolerance)으로 일관했다.?3년 후 범죄가?80퍼센트 줄어들었다.?교도소는 넘쳐났지만 시민은 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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