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와 회춘①] ‘100세 장수시대’ 건강한 백세인 되는 비결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생로병사’는 사람은 누구나 겪는 인생의 노정이다. 사람답게 사는 것이 웰빙(well-being, 참살이), 사람답게 늙는 것이 웰에이징(well-aging, 참늙기), 그리고 사람답게 죽은 것이 웰다잉(well-dying, 참죽음)이다.

김수환 추기경(1922-2009)은 행복한 삶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당신만 울고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날 때에는 당신 혼자 미소 짓고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이 울도록 그런 인생을 사십시오.”

‘100세 시대’를 맞아 국제연합에서 인간의 평생연령을 5단계로 구분해 최근에 발표한 바 있다. 즉 0-17세는 미성년기(未成年期), 18-65세는 청년(靑年)기, 66-79세는 중년(中年)기, 80-99세는 노년(老年)기, 그리고 100세 이후는 장수노인(長壽老人)이라 부른다.

조선 중기의 승려 월봉(月峯) 무주(無住)는 갖가지 고통에 휩쓸리는 와중에도 몸의 주인인 마음을 돌아보는 지혜를 귀띔하였다. 생로병사의 이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死生老病四 人世孰能空 欲免三途苦 時時?主翁”(살고 죽고 늙고 병드는 네 가지 일이 인간 세상 누군들 능히 없으랴. 삼도의 괴로움을 면하려거든 한번씩 주인옹을 찾아보게나)라고 말했다. 인간은 인생을 살면서 짓게 마련인 악업(惡業)으로 인해 삼도(三途: 火途, 血途, 刀途)의 고통을 면하기 어렵다. 그러니까 내 몸의 주인 되는 마음(主翁)을 자주 돌아봐야 한다.

인간은 태어나서 성장발육 과정에 이어 늙어간다. 영국 리버풀대 노인심리학자 브롬리(D.B. Bromley) 교수는 우리의 삶에서 “인생의 4분의 1은 성장하며 보내고, 나머지 4분의 3은 늙어가며 보낸다”고 했다. 평균수명을 80년으로 볼 때 60년을 늙어가며 보내게 된다.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 지드(1869-1951)는 “사람이 아름답게 죽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아름답게 늙어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화란 생물학적으로 생명체를 이루고 있는 기본단위인 세포의 기능이 노쇠하여 살아있는 활력이 감퇴하는 현상이다. 세포가 노화하는 원인은 생물체를 구성하는 물질 자신이 늙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반복설과 중독설이 있다. 반복설(反復說)은 세포의 화학적 대사활동이 장기간 반복되어 세포 자체가 노쇠한다는 견해이며, 중독설(中毒說)은 세포의 노폐물과 산물 자체로 인하여 세포가 중독 되기 때문이라고 보는 견해다.

또한 세포의 노화현상이 환경과 대기오염, 가공식품에 첨가하는 방부제 등 각종 식품첨가물, 고지방 및 고당류 식품 섭취에 따른 세포내 노폐물 증가, 현대사회의 각종 스트레스 등에 의하여 더욱 촉진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장수인들은 노화를 억제하고 저항하는 삶이 아니라 오히려 노화에 순응하고 즐기고 수용하며 산다. 장수인들은 항노화(抗老化), 노화방지 등으로 표현되는 안티에이징(anti-aging)이 아니라 오히려 노화를 받아들이고 능동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하는 웰에이징(well-aging)을 보여주고 있다. 고령사회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건강하게 늙는 것’이다.

백세가 넘는 장수노인 중 상당수가 능동적이고, 건강하며 적극적인 생활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유전적인 특성은 나라와 지역마다 차이가 있어 공통점이 적다. 이에 백세 장수란 여러 가지 어려운 사회적·문화적·환경적·의학적 역경에서 살아남은 결과다. 따라서 백세인(百歲人, centenarian)들은 ‘언제나 적응하며, 중용을 지킨다’는 진리를 체득하고 실천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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