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장수시대①] 2030년 한국여성 기대수명 90세, 세계 최장수국 된다

지난달 9일 19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에 방옥화(95) 할머니가 고령의 나이에도 강원 화천문화예술회관에 마련된 화천읍 제2투표소에서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우리나라 남녀의 기대수명이 일본 등 세계 장수국가를 제치고 세계 최고에 오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영국 런던 임페리얼칼리지(Imperial College London) 보건대학 연구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을 대상으로 2030년 출생자 평균 기대수명에 관한 조사연구 결과다. 결과보고서는 국제의학학술지 <랜싯>(Lancet) 최근호(2017년 2월)에 실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출생 한국 여성과 남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각각 90.8세와 84.1세다. 수명 연장의 일등공신은 교육과 의료기술, 영양수준 등이다. 연구를 주도한 마지드 에자티 교수는 “한국인은 비만율, 흡연율, 고혈압 유병율 등이 낮다”면서 “높은 의료기술과 의료시설 접근성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2010년 통계와 비교하면 수명이 대폭 상승했다. 즉 2010년 한국 여성과 남성의 기대수명은 각각 84.2세와 77.1세로 당시 일본 여성(86.7세)과 남성(79.4세)에 비해 낮았다. 그러나 2030년 한국 여성은 전체 조사 대상국 남녀를 통틀어 기대수명 90세를 유일하게 넘겼다. 한국 여성 다음으로는 프랑스(88.6세), 일본(88.4세), 스페인(88.1세) 등이 뒤따랐다.

한국 남성(84.1세) 뒤에는 오스트리아(84세), 스위스(83.9세) 등이 근소한 차이로 각축을 벌였다. 한편 미국은 2030년 기대수명이 낮은 범주에 속했다. 여성과 남성의 기대수명은 각각 83.3세와 79.5세로 예측되어 헝가리, 멕시코 등 국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유는 부실한 의료보험 체계와 임산부 사망률, 비만율, 살인율 등이 대표적인 원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학 ‘보건계측·평가연구소’(IHME, Institute for Health Metrics and Evaluation) 소장 크리스토퍼 머레이 박사와 세계 각국 전문가들이 참가한 국제공동연구팀은 세계 195개국의 ‘보건의료 접근성 및 품질’(HAQ)을 평가하고 지수로 만들었다. 이는 주민들이 질병 예방과 건강유지를 위해 보편적 보건의료 서비스를 얼마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효과적인지를 뜻한다.

‘보건의료 접근성과 품질’은 세계 195개국 가운데 23위

연구팀은 적절한 예방과 치료를 받으면 피할 수 있는 32개 질병의 사망률을 종합하는 등의 방식으로 점수를 산출했다. <랜싯> 최신호에 따르면 우리나라 ‘보건의료 접근성과 품질’은 세계 195개국 가운데 23위로 평가됐다. 한국은 2015년 기준으로 종합 점수 100점 만점에 86점으로 독일, 싱가포르, 뉴질랜드, 덴마크, 이스라엘 등과 점수는 같았으나 순위는 뉴질랜드 다음인 23위를 기록했다.

한편 경제력과 군사력에서 세계 최강국이라고 일컬어지는 미국은 81점을 받아 세계 35위에 그쳤다. 북한은 62점으로 우즈베키스탄 등 7개국과 공동 101위로 평가됐다. 연구팀은 지난 25년 동안 보건의료 접근성과 품질이 가장 많이 향상된 나라로 한국, 터키, 페루, 중국, 몰디브 등을 꼽았다.

상위 20개국 중 호주와 일본(11위)을 제외하면 모두 서유럽 국가들이 차지했다. 전체 1위는 안도라(Andorra)공화국(95점)이었으며 아이슬란드(94점), 스위스(92점), 스웨덴(90점), 노르웨이(90점), 호주(90점), 핀란드(90점), 스페인(90점), 네덜란드(90점), 룩셈부르크(89점) 등의 순으로 10위권 안에 들었다. 1위를 차지한 안도라공화국은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 피레네산맥에 위치한 인구 8만5천명의 작은 나라다. 안도라는 나라 전체가 관세가 없는 면세(免稅) 쇼핑 천국이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인 기대수명(2015년 기준)은 82.1년이다. 즉 2015년 태어난 아이들은 평균 82세까지 생존한다는 이야기다. 또한 여자(85.2년)가 남자(79년)보다 6년 이상 오래 산다. 한편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건강수명(2015년 기준)은 기대수명보다 짧은 73.2세였다. 이에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인 8.9년 동안은 다치거나 아픈 상태에서 살아간다는 의미다. 이 격차는 여성이 9.9년으로 남성(8.2년)보다 컸다.

현재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80세가 넘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평균수명(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우리나라 보건의료 분야의 최대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를 줄여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으로 보건의료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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