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94세 권이혁 전 서울대 총장이 ‘칭찬 전도사’ 된 까닭

권이혁 전 서울대 총장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칭찬합시다>는 우강(又岡) 권이혁(權彛赫) 박사의 에세이 단행본 제목이다. 권이혁 선생은 전문서적으로 공중보건학, 인구·보건·환경, 도시인구에 관한 연구 등 15권을 위시하여, 비전문서적으로 <또하나의 언덕>, <우강 에세이> 등 24권을 집필했다. 금년 94세인 우강 선생은 제자들에게 자신의 경우, “인생의 피크는 90세였다”고 언급한바 있다.

1923년 경기도 김포에서 출생한 권이혁 선생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미국 미네소타대 보건대학원,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56년부터 서울대 의과대학 조교수, 부교수, 교수를 거쳐 서울대 의과대학장, 보건대학원장, 서울대병원장, 서울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1983년 문교부장관, 1988년 보건사회부장관, 1991년 환경처장관을 역임했으며 한국교원대 총장, 학교법인 성균관대 이사장,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이사장, 대통령자문 국민원로회의 위원,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 총재 등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 세계학술원 회원,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국제보건의료재단 명예총재, 서울평화상문화재단 이사장, 대한보건협회 명예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스승의 날에 즈음하여 우리나라 보건 분야 큰 스승 권이혁 선생을 모시고 서울대 보건대학원 제자들이 ‘又岡 權彛赫 선생님 사은행사’를 열었다. 11일 낮 12시 서울대 연건동 캠퍼스에 위치한 의과대학동창회관 2층에 위치한 ‘함춘회관’에서 개최된 행사에 70-80대 연령층의 제자 23명이 참석하여 선생의 만수무강을 기원했다.

권이혁 박사의 <칭찬합시다>는 금년 3월 15일 의학신문사가 발행한 516쪽에 달하는 단행본이다. 제1장 광복 70주년 회고와 감회 제2장 지구촌의 이모저모 제3장 메르스 소동과 교훈 제4장 2016년 대한민국 제5장 보고, 듣고, 느끼고 제6장 감동, 그리고 보람 제7장 여행 제8장 단상 제9장 가족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에세이 <칭찬합시다>는 제8장(369-376쪽)에 수록되어 있다.

권이혁 선생의 에세이 <칭찬합시다> 글 중 일부를 인용한다.

“칭찬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한국 사람들이 겸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필자는 이러한 겸손은 별로 뜻이 없다고 사료한다. 간단한 말로라도 칭찬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남을 칭찬하는 것이 자기 자신을 칭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필자는 믿고 있다. 어쨌든 남을 칭찬하는 습관은 아름답고 가치 있는 일임이 분명하다.”

“정치권에는 여야가 있게 마련이고 서로가 대립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어느 나라에서도 매한가지다. 필자는 가끔 엉뚱한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여야가 서로 칭찬하는 일을 한번 보고 싶은 것이다. 정책의 결정에 따라 그럴만한 계기가 순간적으로라도 가능한 기회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만일 그런 일이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면 국민들은 진정으로 큰 박수를 보낼 것이다.”

“<칭찬합시다>는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인생슬로건이다. 남의 장점을 찾고 칭찬해주는 일이 습관화되기를 다시 한번 기원하며 필자 자신부터 솔선수범 할 것을 다짐한다. 이에 더하여 <사랑합시다>도 고려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권이혁 선생은 제자들의 선행에 대하여 칭찬을 많이 하며, 후학들을 아끼는 마음이 각별하다. 지난해 12월 8일에는 서울의대 도서관 건축헌금으로 1억원을 쾌척했다. 선생께서는 “1974년 의대학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지은 도서관을 다시 짓는다니 감개무량하다”며 “학생들이 생명의 가치를 배우고 사회에 기여하는 의사로 성장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선생은 서울대 의대 1회 졸업생이다.

권이혁 선생은 <又岡 에세이집>을 금년 12집으로 출간을 마우리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5월 스승의 날 사은행사에서 앞으로 발간될 <우강 에세이집>에 권이혁 선생은 전체 분량의 10% 정도만 집필하고, 나머지 90%는 제자들의 글로 채워서 계속 출판할 것을 건의한 바 있다. 지난해 5월에 서울대 보건대학원 제자 32명이 글을 모아 <又岡선생님과 함께한 사람들>을 출판한 경험이 있다. 이에 내년에 <우강 에세이 13집>이 발간되기를 기대한다.

권이혁 전 서울대총장(앞줄 왼쪽에서 3번째)이 지난 11일 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맨 뒷줄 가운데가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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