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과 무병장수②]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의사도 못 고친다”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사람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에너지인 기초대사량(基礎代謝量)과 활동에너지를 음식 섭취를 통해 공급한다. 이에 소식은 연령대별 지침에 따라 실천해야 한다. 즉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성장기(成長期)와 에너지 흡수 능력이 줄어드는 노년기(老年期)의 소식은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이에 소식은 40~50대 중년층(中年層)에서 시작하여 70대가 되면 끝내는 것이 좋다.
소식은 식사량을 무조건 줄이는 것이 아니라 섭취 칼로리를 4~6주에 걸쳐 20~30% 줄이는 것이므로, 2주에 10%가량 줄이는 것이 몸에 부담이 덜하다. 반찬보다 밥의 양을 줄여야 영양소 손실 없이 섭취 칼로리가 낮아진다. 40대 남성의 경우, 하루 권장 칼로리(2400kcal)의 10%는 쌀밥 4분의 3공기(약 235kcal)가 해당된다. 이에 저녁에 밥을 4분의 1 공기씩 먹으면 된다.
소식을 실천할 때 칼로리는 적고 영양소는 풍부한 식품, 몸에 좋은 지방이 함유돼 포만감을 주는 식품, 근육량 유지를 위해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 등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오이, 가지, 시금치 등 대부분의 채소는 100g당 10~30kcal 수준으로 칼로리는 낮지만, 각종 비타민, 무기질, 항산화영양소 등이 풍부하다.
호도, 아몬드, 올리브기름 등에 함유된 지방은 포만감 유지에 도움이 된다. 콩, 닭가슴살 등은 칼로리는 낮고 단백질은 풍부하다.
중년이 되면 기초대사량과 함께 활동량도 줄어 잉여에너지가 체내에 쌓여 고지혈증, 당뇨병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이에 중년기에 소식을 시작하면 비만을 예방하고 혈관에 쌓이는 노폐물을 막아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 또한 부족한 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해 신체 각 기관이 활성화되어 신체 기능의 노화를 지연시키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중장년층(中壯年層)이라도 본인의 영양 상태가 나쁠 경우에는 소식보다는 충분한 영양섭취가 더 중요할 수 있다. 특히 결핵, 천식, 폐쇄성폐질환 등 만성소모성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소식을 해서는 안 된다. 이때 소식을 하면 영양부족으로 인해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당뇨병, 고지혈증 환자도 소식으로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하면 질환이 악화되거나 합병증 등이 생길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평소 에너지 소모가 많은 사람은 남아도는 에너지가 거의 없기 때문에 소식을 할 필요가 없다. 또한 소식을 실천하는 기간 중에 기력(氣力) 소모가 심하게 나타나면 이는 소식으로 인한 지나친 영양부족 증상일 수 있다. 소식으로 지나치게 예민해지면 본인에게 맞지 않는다는 증거일 수 있다. 이에 소식을 시행하는 도중에 자주 몸 상태를 체크하여야 한다.
소식을 계획하여 실천하고자 할 때는 병원, 보건소 등에서 자신의 건강 상태와 기초대사량 등을 체크하고, 전문 영양사에게 소식에 중요한 식단에 대한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다양한 음식을 먹는 것은 평생 건강을 위해 매우 중요하므로 하루에 적어도 15종류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오늘 내가 선택한 음식이 내일의 건강을 결정한다”는 말이 있다. 장수촌 오키나와 사람들은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BC460~377)의 명언(名言) “음식이 약이다”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의사도 못 고친다”는 말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