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곁의 우울증②] “우울하세요? 톡톡하세요”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우울증의 분명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는 않으나 다른 정신질환과 같이 다양한 생화학적·유전적·환경적 요인 등이 야기될 수 있다. 우울증 환자의 뇌에 변화가 있으며, 뇌 안의 신경전달 물질이 우울증 발생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호르몬 불균형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우울증을 가진 가족 내에서 우울증이 더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울증 환자에서 나타나는 증상에는 △일상생활에 대한 흥미 감소 △식욕의 변화 △수면시간의 변화 △침착성 상실 △죄책감이나 절망감 △자해나 자살에 대한 생각을 한다 등이 있다. 우울증 환자의 대부분은 삶에 대한 에너지 상실을 호소하며, 새로운 과업을 실행할 동기를 갖지 못하고 있다. 식욕감소와 체중저하를 보이며, 환자의 4/5 정도가 수면장애를 호소한다. 우울증 환자의 2/3는 자살을 생각하며, 10~15%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다.
우울감(憂鬱感)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일상생활에 장애가 동반되면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일부 우울증 환자는 자신이 우울증인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일상생활에서 위축되어 기능이 떨어질 때까지 자신의 문제를 호소하지 않는다. 또한 우울증 환자는 자신이 사회에서 우울증 환자라는 낙인이 찍힐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발병 사실을 숨기려 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마음의 병’이지만 특히 청소년·여성·노인들에게 더 자주 발생한다. 우울한 상태를 주변에 알리고 대화를 통해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힘겨운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기꺼이 등을 내어주고 이들이 세상에서 버틸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어야 한다. “우울하세요? 톡톡하세요”라고 함께 나누면 좋겠다.
WHO가 권고하는 우울증 대응책에는 △당신이 느끼는 우울감에 대하여 당신이 믿고 있는 사람에게 이야기를 한다 △정신과 의사나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적절한 상담과 치료를 받는다 △당신이 잘 지내던 때 즐겼던 활동을 유지한다 △가족·친구 등과 계속 관계를 유지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식사와 취침을 규칙적으로 한다 △술은 줄이거나 피하며, 불법적인 약물 복용을 피한다 △자살에 대한 생각이 나면 전화로 도움을 받는다 △당신이 우울증 환자인 것을 인정하고, 기대치를 조금 낮춘다 등이 있다.
정신상태 검사로 우울증이 의심되면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질환에 대한 감별진단을 실시한다. 다양한 질병이 우울증과 연관성이 있으므로 증상에 따른 정밀검사가 필수적이다. 또한 우울감은 다른 정신 질환의 증상 중 하나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불안장애, 양극성 장애 등과의 감별이 필요하지만 두 가지 이상의 질병이 공존하는 경우도 흔하다.
우울증 치료는 약물(항우울제, 항불안제, 수면제 등)치료와 정신치료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치료약물 복용 후 대개 1~2주 후에 효과가 나타나며, 8주에 70~80%는 증상이 소실된다. 그러나 우울증은 재발이 잦기 때문에 급성기(2~3개월) 치료 이후에도 4~6개월간 유지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우울증 예방을 위하여 평소 스트레스 관리와 위기 때 사회적 지지 등이 도움이 된다. 신체적 활동과 운동이 우울 증상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되므로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꾸준히 하도록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울증 초기 증상이 나타날 때 치료를 받는 것이다. WHO는 많은 의료인들이 우울증 환자의 발견과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